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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 인식하면 코인 기본소득?…챗GPT 아버지 '샘 알트먼'의 유토피아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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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만이 설립한 '월드코인', 코인 기본 소득제 목표
홍채 데이터 제공하면 블록체인 기반 ID 생성·코인 지급
개발 도상국·저소득층 위주의 생체 정보 수집에 논란
사진=Rokas Tenys/셔터스톡

인공지능(AI) 혁명이 가져온 노동 해방 시대에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을 나눠주기 위해서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분증(월드ID)과 월렛(월드 앱), 가상자산(월드코인)이 필요하다.


위의 내용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알트먼이 설립한 '월드코인(WorldCoin)'이 꿈꾸는 유토피아를 묘사한 것이다. 월드코인은 공동 소유 방식의 새로운 글로벌 화폐를 발행해 가능한 한 많은 이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다.


월드코인이 지향하는 바는 두 가지다. AI 시대에 인간과 봇을 구분하고, AI로 인한 일자리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보편적 기본 소득을 제공하는 것.


샘 알트먼은 일찍이 '기본 소득제'를 주장해온 장본인이다. 알트먼은 "향후 10년 내 AI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보편적 기본 소득이나 세계 부의 재분배와 같은 일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월드코인'을 지목했다.


월드코인 공동 설립자인 알렉스 블래니아는 "전 세계 많은 인구가 아직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우리가 그러한 곳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해 준다"면서 "월드코인은 개인 식별과 배급 확대를 위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개방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설립된 월드코인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월드코인 출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월드코인은 지난 3월에는 '월드ID', 이달에는 '월드 앱'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내로 자체 토큰인 '월드코인' 출시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홍채 데이터 제공하면 블록체인 ID 생성·코인 지급

월드코인이 지향하는 '기본 소득제'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까다로운 신원 인증 절차를 채택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월드코인은 홍채 인식 기술을 통해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신원을 인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홍채는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보안성을 가진다. 홍채 인식의 오류 확률은 100만 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코인은 홍채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오브(orb)'라는 구형의 작은 장치를 제작했다. 오브에 홍채를 인식해 인간임을 증명하면 오브는 홍채 원본 데이터를 삭제, 이미지를 암호화 및 코드화해 '월드ID'를 발급한다. 월드ID는 일종의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분증인 셈이다.

월드코인의 홍채 스캐너 '오브' 이미지 / 사진=월드코인 트위터

이렇게 발급한 월드ID는 폴리곤(MATIC) 기반 암호화폐 월렛인 '월드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월드 앱은 로그인 과정에서 기존의 암호화폐 월렛과 다르게 비밀번호와 복잡한 복구 문구를 요구하지 않는다. 월드ID가 그것을 대체한다.


월드코인은 신규 이용자를 모집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월드코인 에어드롭'을 제시했다. 오브를 통해 홍채를 인증한 사람들에게 20달러 상당의 월드코인을 무료로 지급한 것. 월드코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걸쳐 170만명이 오브에 홍채를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도상국·저소득층 위주의 생체 정보 수집에 논란

월드코인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설명없이 생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월드코인은 비교적 참여율이 높은 인도네시아, 칠레, 케냐 등 개발 도상국의 저소득층을 위주로 생체인증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내부 고발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은 월드코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노든은 "인간의 몸은 검표 기계가 아니다. 생체 인증 정보는 어떤 용도로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월드코인은 홍채 인식을 통해 전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다. 해당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이더리움(ETH) 재단 커뮤니티 총괄 허드슨 제임슨(Hudson Jameson)은 월드코인이 제시한 비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제임슨 총괄은 "월드코인 팀의 계획은 비실용적이고 무섭다. 2025년까지 수천만명이 참여할 것이라는 프로젝트에 계획이나 실무진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월드코인은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발명품인 것 같지만, 실질적인 솔루션을 내놓는 데는 실패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정성 원칙을 필두로 한 프로젝트의 모순적인 토큰 할당 비율도 도마 위로 올랐다. 월드코인 총 발행량 중 10%는 투자자, 나머지 10%는 팀에게 분배되는데 이같은 토크노믹스 자체가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것이 일각의 시선이다.


이외에도 최근 중국에서 월드코인 보상을 노린 홍채 스캔본 암시장 조성돼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월드코인 측은 "대면 인증 절차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told_u_so@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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