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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 필요 없다"…금융 시장 흔드는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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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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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마이데이터 선도
月 이용자 은행앱보다 2배 많아
결제·송금에 주식거래도 가능

통신 3사도 핀테크 시장 도전장
포인트로 환급, 재무관리 서비스
멤버십 활용한 차별화 전략 내놔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장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먼저 시장 공략에 성공했고, 통신사들이 뒤를 잇는 모양새다. 마이데이터 시대를 맞아 금융서비스는 금융회사에서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데이터에 멤버십 결합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5일 자사 멤버십 앱을 통해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머니미'를 출시했다. 머니미는 이용자의 금융·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생활 방식별 맞춤 혜택을 추천하고 지출·신용점수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후발 주자로서 시장을 '측면 공략'해야 한다. 지난해 1월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능해진 이후 사업 허가를 받은 기업만 올 2월 기준 64개사에 달한다. 금융권 13개사뿐 아니라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23개사가 참전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사 특유의 멤버십 제도를 활용하는 데서 차별화 지점을 찾았다. 이용자가 깜빡하고 놓친 멤버십 혜택을 자동으로 찾아 멤버십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머니미에 적용했다. 단말기 시세를 알려주고 판매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도 함께 선보인다. 통신사의 정체성을 살려 금융자산뿐 아니라 통신상품 전반의 관리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은 KT도 멤버십 제휴사와의 연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휴 쇼핑 앱에서 결제하면 일정 금액을 캐시로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인 SK텔레콤은 재무 건강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코칭' 기능을 도입했다. 자체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에이닷'에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연계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멤버십 앱을 활용한 LG유플러스와 달리 두 통신사는 각각 기존 결제 앱인 '패스(PASS)'에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적용했다.


○은행 위협하는 빅테크 앱


현재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은행이 아니라 빅테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가장 많은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카카오페이(2361만 명)다. 네이버페이가 약 1700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사 앱 중 MAU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 'KB스타뱅킹'의 MAU는 1119만 명이다. 다른 전통 금융업체 중에선 1000만 명이 넘는 MAU를 보유한 곳이 없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는 결제뿐 아니라 송금 기능도 지원한다는 게 강점이다. 이들 앱을 쓰면 은행을 이용하는 일 없이도 일상적인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네이버페이에서 결제 내역 관리, 예적금·카드뿐 아니라 증권·부동산 기능을 한데 통합했다. 결제·송금 기능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포석이다. 결제 기능도 강화했다. 지난 3월 네이버파이낸셜은 삼성페이의 현장결제 기능을 네이버페이와 연동했다.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 관리에 마이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 가능 여부와 한도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바로 발급되는 카드 보기' 서비스를 지난달 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카드사들도 금융 마이데이터에 기반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어 차별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일상을 기록하는 생활 플랫폼에 금융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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