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생성형 AI 경쟁 효과
데이터센터 2배 넘게 클 것"
상장 앞둔 ARM 투자도 검토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훨씬 더 폭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은행 골드만삭스가 최근 "엔비디아는 새로운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한 데 이어 또 다른 미국 은행 카우언그룹은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폭발적인 칩 수요…성장세 안 꺾인다"
12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매슈 램지 카우언그룹 애널리스트는 전날 엔비디아의 2분기(5~7월) 매출 전망치를 12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에서 2분기 매출 전망치를 11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당시 월스트리트에서는 '폭발적인 수치'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가이던스는 보수적이라는 게 램지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램지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 메모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사이에서 펼쳐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엄청난 기회"라며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결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상품인 A100, H100 등의 수요가 폭발적인 상황이라는 게 관측된다"고 강조했다.
램지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이전 2.04달러에서 2.28달러로 올렸다. 또한 2024회계연도(올해 2월~내년 1월) 매출 전망치를 413억달러에서 463억달러로, 2025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를 538억달러에서 651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중장기적으로도 낙관적이라는 전망을 했다. 그는 전망치를 상향한 이유로 데이터센터 부문의 성장세를 들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은 2024년에 두 배 이상 확대되고, 2025년에도 약 5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램지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500달러로 제시했다. 앞서 도시야 하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수요만으로도 최대 3160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며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495달러로 높였다.
올해 초 140달러 선에 머물러 있던 엔비디아 주가는 12일 439.02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주가는 200% 이상 폭등했다. 월가가 제시한 엔비디아의 평균 목표주가는 약 473달러다. 엔비디아는 다음달 23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ARM 투자도 검토
이날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팹리스)기업 ARM의 기업공개(IPO)에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프트뱅크그룹이 ARM을 상장하는 과정에서 AI를 흥행 요소로 내세우기 위해 엔비디아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ARM의 기업 가치를 둘러싸고 양측의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FT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ARM의 기업가치를 350억~4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소프트뱅크그룹은 그 두 배 수준인 800억달러를 원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RM의 오랜 고객사로,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하려고 했다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소송으로 제동이 걸리자 포기한 바 있다.
ARM은 올해 말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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