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events
로고와 STAT 라이브
STAT 라이브

PiCK

"美 등급 강등 터무니 없다"…월가, 피치에 십자포화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공유하기
12년 전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

다이먼 "美는 가장 안전한 나라"
크루그먼 "비웃음 사는 결정"
지금은 고용 탄탄·경제도 강해
"금융시장 충격 제한적이고
국채 강제매도 없을 것" 전망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1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한 이후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와 월스트리트 '빅샷'들은 피치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IB)은 2011년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시장에 큰 충격파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제이미 다이먼 "터무니없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비웃음을 사는 결정"이라며 "자체적으로 명시한 기준에서조차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확실히 뒷얘기가 있겠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이는 미국의 지급 능력이 아니라 피치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튿날인 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국채 가격은) 신용평가사가 아니라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군사력에 의지하는 국가들이 미국보다 높은 최고등급인 'AAA'를 받는 건 터무니없다(ridiculous)"며 "미국은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안전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날 버지니아주 매클린의 국세청(IRS)을 방문한 자리에서 "피치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며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2011년 처음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주도했던 S&P 국가신용평가위원회의 데이비드 비어스 당시 총괄담당은 피치를 엄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AAA'는 최고등급이지만 이 등급을 부여받았던 미국 등 국가들이 신에게서 또는 자동으로 당연하게 부여받는 권리를 가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011년과는 다르다"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한 뒤 처음으로 열린 2일 다우지수(-0.98%)·S&P500지수(-1.38%)·나스닥지수(-2.17%)는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S&P500지수가 하루에만 7%가량 급락한 2011년 8월과 비교하면 충격파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던 한국·일본·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3일에는 하락폭이 1%대 안팎으로 줄었다.


월가 IB들은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은 여러 가지 면에서 2011년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2011년 당시는 2008년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시점이었다.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는데, 특히 스페인 그리스 등 유로존 국가가 부채 위기로 위태로웠다. 부채 리스크의 국가 간 확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은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JP모간은 2011년 당시에는 미국의 실업률이 9%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엔 경제 및 노동시장이 비교적 탄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한 학습효과를 얻었다는 점도 다르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12년 전 S&P가 처음으로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뉴스였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채권시장이 더 이상 순수 AAA가 아닌 것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과거에는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AAA' 등급만을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그런 문구를 조정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이번 등급 강등으로 인한 미 국채 강제 매도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publisher img

블루밍비트 뉴스룸holderBadgeholderBadge dark

news@bloomingbit.io뉴스 제보는 news@bloomingbit.io

뉴스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보세요!

방금 읽은 기사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