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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이 만든 괴물…'탈중앙' 화폐 비트코인 백서 정리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

author image이영민 기자
입력 2023. 9. 18. 오후 4:45수정 2023. 9. 18. 오후 6:45
입력 2023. 9. 18. 오후 4:45
기사출처
비트코인 탄생 배경 & 백서 정리

사진=셔터스톡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 가면서 미국이 발행하는 달러(USD)가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비트코인은 이 달러 패권의 구조를 타파하고자 만들어 졌습니다. 화폐의 주권을 정부에게서 대중들로 옮기고자 한 것입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도입된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과 개념,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구축하고자 한 '탈중앙(Decentralization)' 의사 결정 시스템까지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코인 탄생 배경


비트코인(BTC)은 2007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이후 만들어졌습니다. 미국 부동산 광풍과 금융기관들의 탐욕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역대 최대, 최악의 금융위기였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난 가장 큰 원인은 무분별한 대출 발행이었습니다. 닷컴버블 붕괴 이후 미국 연준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펼치자, 대출은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발생했죠.


그러자 은행들은 '대출을 못 갚더라도 담보인 주택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라는 접근으로 신용불량자들에게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발행하면서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파국을 예상했던 마이클 버리에 대한 얘기를 담은 영화 '빅쇼트'에서는 키우는 강아지 이름으로 대출을 신청해도 승인된다는 이야기도 나오죠.


부동산 버블이 잦아들면서 대출을 상환할 수 없는 케이스들이 많아지자, 은행들은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특히 한때 미국 4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는 파산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하지만 자본주의 구조상 파산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대다수의 금융사들은 모기지론으로 올린 수익과 사태 수습을 위한 정부의 구제 금융을 통해 살아남게 됩니다. 정부 입장에선 더 이상 상황을 악화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겠지만,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금융사들의 과오를 메우게 된 셈이죠.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모든 재화의 가치를 표현하는 화폐의 발행, 가치 산정 권한이 정부에 있기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비트코인이 뭔데?


비트코인은 2009년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한 직후였습니다.


백서에서 직접적으로 서브프라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 메세지에 2009년 1월 3일 런던타임즈 1면 헤드라인에 실린 영국 재무장관의 은행 구제 금융 기사를 새겨 넣었기에 비트코인의 제작 의도를 추측할 수 있죠.


제네시스 블록 메세지를 통해 금융 시스템의 불공정함, 경제 실패의 아이러니함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에 포함된 런던타임즈 1면 / 사진=스팀잇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오픈소스 P2P e-Cash(Peer to Peer, 개인 대 개인 전자화폐)' 시스템이라고 명했습니다. 전통 화폐 시스템이 갖고 있는 중앙 신뢰 기관을 없애고, 사람과 사람이 직접 연결돼 재화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재화를 전달하는데 있어 필요한 신뢰를 암호학적 증명, 즉 '기술적' 방법으로 대체했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백서에서 제시한 거래(Transaction)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4가지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서명(Digital Signatures), 개인 키(Private Key), 공개 키(Public Key) , 그리고 임의의 문자열을 숫자로 변환해 주는 해시(Hash) 함수입니다.


재화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송신자가 자신의 개인 키를 해시 함수를 활용해 암호화(encryption)해 전송하고, 수신자는 송신자의 공개 키를 통해 이를 복호화(decryption)합니다. 그리고 거래 마지막에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디지털 서명을 첨부해 신뢰를 확보하는 겁니다.

비트코인 트랜잭션 과정 / 사진=비트코인 백서

하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1BTC를 보유한 A라는 사람이 B, 그리고 C에게 보유한 1BTC를 동시에 각각 전송했다고 가정했을 때, 보유한 재화는 1BTC뿐인데 전달되는 재화는 2BTC가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전통 금융 시장과 다르게 신뢰 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A라는 사람이 1BTC만 갖고 있더라도 의도적으로 그 이상의 재화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겁니다.


비트코인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타임스탬프 서버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타임스탬프 서버는 타임스탬프가 찍힌 항목 블록의 해시를 널리 배포하는 방식으로 작동됩니다. 트랜잭션 데이터가 해시 과정에 있어 해당 시각부터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각각의 타임스탬프는 해시 안에 앞선 타임 스탬프를 포함하고, 해당 데이터들을 하나씩 연장하는 방식(Reinforcing the ones)으로 사슬을 생성합니다.

비트코인 블록 타임스탬프 사슬 생성 모델 / 사진=비트코인 백서

이렇게 구축된 개인 대 개인 전자화폐 서버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입니다. 타임스탬프 네트워크에 기록되는 해시 연산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죠. 사토시는 타임 스탬프 서버 내 블록이 임의의 CPU 동작, 즉 네트워크 참여자인 노드(Node)에 의해 증명되는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거래들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노드들에 배포되고, 각 노드들은 거래들을 블록에 수집하고, 작업 증명을 수행합니다. 이후 노드들은 작업증명의 결과를 모든 노드들로 전송하고 거래가 유효할 경우 블록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체인이 운영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블록들이 연결되는 '블록체인'이 구축된 것입니다.


이후 노드들은 이 작업에 대한 인센티브와 수수료를 비트코인(BTC)으로 얻게 되죠.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익명성도 어느정도 갖춰집니다. 개별 거래 시각과 규모를 나타내는 '테이프(Tape)'와 공개 키 정보는 확인할 수 있지만, 그 거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파악하기 힘든 것이죠. 그렇기에 크립토퀀트 등 온체인데이터 플랫폼들도 지갑 주인을 추정해 추적할 뿐,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신뢰에 의존하지 않는 전자 거래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 이중지불 방지 수단 '타임스탬프', 네트워크 참여자를 위한 인센티브제도, 결제 검증 간소화 시스템 등을 도입해 허점을 보완했죠.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만든지 14년이 지난 현재, 블록체인 산업의 역군들은 비트코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한 네트워크와 플랫폼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사토시가 9페이지짜리 비트코인 백서로 내놓은 유산 '블록체인'이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거라 보시나요?


# 인터넷은 90년대 대중 보급 이후 30여 년간 쉬지 않고 진화했습니다. 제한적 정보에 일방적 접근만이 가능했던 웹 1.0(Web 1.0), 대중이 직접 정보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중심 웹 2.0(Web 2.0) 시대를 지나 현재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활용해 대중 모두가 운영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된 웹 3.0(Web 3.0)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는 블록체인 시장과 웹 3.0 전환에 대한 정확하고 심도 있는 정보를 독자분들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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