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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CEO "가상자산 업계를 대표해 싸웠고, 이겼다…게리 겐슬러 임기 못 채울 것"
- 리플(XRP)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법적 공방에서 사실상 승리했다고 밝혔다.
- 이번 판결로 인해 리플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과 함께 법적 명료성이 확인된 몇 안 되는 가상자산이 됐다고 전했다.
- 리플은 한국에서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왼쪽에서 2번째)가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리플(XRP)은 가상자산 업계를 대표해 싸웠고, 승리했다. 지난 판결에서 리플이 증권이 아님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오랫동안 이어진 리플랩스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법적 공방에서 리플랩스가 사실상 판정승을 거둔 데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8월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애널리사 토레스 판사는 리플랩스에 1억2500만달러(약 1720억원)의 민사 벌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이는 SEC가 요구한 금액(20억달러)의 약 6%에 불과한 수준이다. 리플랩스가 사실상 승소한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를 비롯해 모니카 롱 리플 사장, 에릭 반 밀텐버그 부사장, 데이비드 슈워츠 최고기술책임자(CT) 등 리플의 핵심 임원진들이 참석했다.
먼저 간담회에서는 리플과 SEC의 법적 공방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갈링하우스 CEO는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리플은 그 자체로는 증권이 아니라고 밝혀졌고, SEC가 주장한 벌금도 94%나 감면됐다"며 "이를 통해 리플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에 이어 법적 명료성이 확인된 몇 안 되는 가상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판결로 가상자산 업계 전체가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미국에서 리플이 승소를 거둔 것은 미국 내 가상자산 업계 전체에 고무적이다"라며 "당국은 규제나 관련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데 다소 유보적이었고, 때문에 지난 3년간 업계의 발전이 상당히 더디게 진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리플은 지금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보다 활발히 거래되고, 활용되는 것이 그 증거다"라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상자산을 둘러싼 정치적인 요소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갈링하우스 CEO는 "가상자산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어떤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던지 간에 가상자산의 성장을 막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현재 공화당이 민주당에 비해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것은 사실이나, 많은 민주당원들도 가상자산의 잠재성을 인지하고 미국 내에서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 부분에서 갈링하우스 CEO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내비쳤다. 민주당이 임명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대표적인 반 가상자산 인사로, 그가 SEC 위원장에 취임한 후 SEC와 리플의 대형 소송이 시작됐다. 갈링하우스 CEO는 "게리 겐슬러와 SEC는 '가상자산=증권'이라는 법적 근거가 없는 용어를 사용하고, 미국의 기술 발전을 저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일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임기가 예정된 2026년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겐슬러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것에 돈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이밖에도 리플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리플의 한국 시장 진출 전략과 다양한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한국은 여러모로 리플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투자자, 개발자 리플 커뮤니티는 전 세계 최대 규모"라면서 "이를 인지하고 리플도 한국의 다양한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플은 국내에서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모니카 롱 사장은 "리플이 현재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가상자산 수탁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만큼 그 경험을 토대로 한국 은행들과 협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결제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쓰는 것은 규제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법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사업이 허용된다면 이 부분에서도 리플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출시가 예정된 리플 기반의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자산) RLUSD에 대한 설명도 짧게 이어졌다. 모니카 롱 사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디파이 개발자들과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고품질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RLUSD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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