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뒤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더블록은 이미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여기에 흘러 들어왔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선물의 순 숏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적지않은 개인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미래를 낙관하며 롱 포지션을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촉발한 비트코인 가격

8일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한화 1조 7000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테슬라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전했습니다. 비트코인을 단순히 투자 자산이 아닌, 결제 수단으로까지 본 겁니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단숨에 5000만원 신고점을 뚫었습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일론 머스크는 본인의 트위터 프로필에 '#비트코인’이라는 문구를 남겨, 자신이 비트코인 낙관론자라는 점을 공공연하게 밝히기도 했었죠. 그 일로 비트코인 가격이 14% 이상 오르는 헤프닝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아예 비트코인 매수 사실을 밝혀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의 ‘커밍아웃’은 비트코인 가격을 순식간에 사상 최고가까지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죠.

일론 머스크뿐만 아닙니다.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불투명성에 대항해 비트코인 지지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비트코인 해시테크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야말로 투명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메커니즘을 갖췄다는 게 이들의 입장입니다.

물론 일론 머스크 한 사람의 입김에 비트코인 가격이 휘둘리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시장에 존재하는 다수의 참여자 중 한 명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당장은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시장에 큰 파동을 일으키겠지만 다시 잠잠해질 때가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기관이 주도하는 장세

또 다른 근거는 최근 수개월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세력 역시 기관들이라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보기 시작한 기관들이 대량 매수에 나서면서 1만달러 남짓 하던 가격이 단숨에 3만 달러 이상 치솟았습니다. 개미들이 아닌 기관이 주도하는 장세입니다.

이들을 공매도 세력이라고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치 상승을 낙관해 투자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지난해 시장을 뒤흔들었던 페이팔의 비트코인 구매 서비스 론칭이나 그레이스케일의 대량 매수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어느 특정 세력에 의해 본인의 투자 판단이 좌우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롱’과 ‘숏’ 둘 중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오로지 본인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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