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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해외 진출 안한게 아니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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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기사출처
업비트APAC 김국현 대표
싱가포르·인니·태국 진출했지만
업비트 해외법인 지분율은 0%

은행 "정부방침상 해외송금 불가"
두나무 자본금 납입 3년째 막힌 탓

신남방서도 코인 바람 뜨거운데
두나무 해외진출 원점재검토 고민

상반기 매출 2조원에 영업이익 1조8700억원. 요즘 ‘절정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향해 혹자는 이렇게 힐난한다. “돈을 해외에서 좀 그렇게 벌어오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업비트는 해외에도 세 군데가 있다. 3년 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올초 태국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해외법인에 대한 업비트 지분은 0%다. 이유는 ‘박상기의 난’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업비트 운영업체 두나무는 2018년부터 싱가포르에 있는 업비트APAC에 자본금을 송금하려고 여러 은행을 찾았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투자신고서와 소명자료를 내도 “정부 방침상 안 된다”는 답만 돌아왔다. 궁여지책으로 업비트APAC을 경영하는 김국현 대표가 개인 돈 60만싱가포르달러(약 5억원)를 넣어 자본금을 채웠고, 지분율 100%의 주주가 됐다.

9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 대표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본금이 많지 않아 공격적인 마케팅과 채용은 불가능하다”며 “경쟁사보다 성장 속도가 더뎌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업비트APAC은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태국은 새해부터 손익분기점 달성이 예상된다. 싱가포르에선 통화감독청(MAS)의 디지털전환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김 대표는 “아세안 주요국이 디지털자산(암호화폐) 제도화를 마무리하면서 전통 금융회사와 블록체인기업 간의 협업, 투자, 교류 등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태국 3대 은행인 시암커머셜뱅크는 5억3700만달러(약 6300억원)를 들여 현지 1위 암호화폐거래소 비트캅 지분 51%를 지난달 인수했다. 인도네시아 핀투는 미국 코인베이스의 투자를 유치했고,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직접 거래소를 차렸다.

코인 열풍은 신남방 국가에서도 뜨겁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주식 투자자가 100만 명이 안 되는데 암호화폐 투자자는 700만 명”이라고 했다. ‘금융허브’ 싱가포르는 암호화폐에도 개방적이다. 기관의 가상자산 보유가 자유로운 데다 개인도 은행을 통해 싱가포르달러, 달러, 유로 등으로 코인을 사고팔 수 있다. 암호화폐 관련 규정에 대해 당국에 문의하면 ‘되는 것, 안 되는 것’을 명쾌하게 알려준다고 한다.

업비트APAC은 암호화폐거래소에 라이선스(사업권)를 부여하는 국가에만 진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사업하자는 생각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코인에 투기적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걸 좋아하는 금융당국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도 “싱가포르 등은 규정만 지킨다면 민간의 의사결정은 자율에 맡기겠다는 기조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전략팀장, 카카오 인도네시아 대표 등을 거친 김 대표는 2017년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사업을 구상하면서 두나무와 손을 잡았다. 그는 “한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하긴 정말 어렵다”며 “그나마 상대적으로 기회가 열린 분야가 핀테크와 블록체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은 그 자체가 글로벌 비즈니스”라며 “고립되면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성과를 만들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해외 업비트는 한국 업비트와 브랜드·기술을 공유하는 ‘제휴관계’다. 두나무는 지속적으로 타진해온 자본금 해외송금이 계속 불발되자 해외사업 계획을 다시 짜야 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과 종편이 업비트APAC을 ‘두나무의 유령회사’라고 주장하는 일이 생기자 두나무는 해외거래소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김 대표는 기자에게 카메라로 사무실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사실과 다르다. 황당하다”고 하소연했다.

업비트APAC의 해외 거래소에는 총 70여 명이 일하고 있으며 대부분 현지인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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