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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준율 내리면서 기준금리 인하에는 소극…미·중 금리차 축소가 부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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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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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경기부양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4월 기준금리는 동결 또는 소폭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미·중 금리 차이 축소에 따른 외화 유출 우려에 금리 인하 카드를 유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급준비율 인하로 유동성 공급을 늘려 경기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 정책자금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자금 1500억위안을 시중 은행에 공급했다. 금리는 전월과 같은 연 2.85%를 유지했다. MLF는 7일짜리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과 함께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조절하는 공개시장운영 도구다.

인민은행은 통상 매월 15일께 MLF를 결정하고, 이어 20일 전후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18개 주요 은행의 최우량고객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실제로는 인민은행이 MLF와 각종 정책지도를 통해 결정한다. 현재 일반대출 기준인 1년 만기 LPR은 연 3.7%, 주택담보대출 기준인 5년 만기는 연 4.6%다.

인민은행은 최근 4회의 1년 만기 LPR 인하 가운데 3회에서 MLF를 먼저 조정했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월과 4월에 각각 LPR을 0.1%포인트와 0.2%포인트 내릴 때 MLF 금리도 같은 폭으로 내렸다. 최근에는 작년 12월에 LPR을 0.05%포인트, 지난 1월에 0.1%포인트 내렸으며 이 가운데 1월에 MLF를 0.1%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내릴 때 MLF를 사전에 조정하는 패턴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조사에선 16명이 MLF 인하를, 나머지 6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그만큼 기준금리(LPR) 인하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중국 중신증권은 LPR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내리는 쌍강(雙降) 가능성이 높다고 봤고, 광다증권은 미국이 5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이어서 중국은 4월에 미리 내리는 게 시장에 주는 충격이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가 급속하게 식어가는 상황이어서 파격적인 부양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중국 당국은 MLF를 동결하면서 LPR 동결 또는 소폭 인하를 시사했다. 작년 12월처럼 MLF를 조정하지 않고 LPR만 내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같은 방침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중국이 내리면 두 나라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중국 내 외국인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갈 수 있다. 외국인은 이미 지난달 중국 채권을 1125억위안, 주식을 450억위안어치 순매도했다. 채권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주식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 위안화 환율이 상승(위안화 평가절하)하면 외환 유출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동결하면서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행정부인 국무원은 지난 13일 리커창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서 "당면한 환경 변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적기에 지준율 등 통화정책 도구를 운용하겠다"고 결정했다. 국무원이 지준율 인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 인민은행은 일반적으로 해당 주 금요일 금융시장 마감 직후 지준율 인하를 공표해 왔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시장경제 국가와 달리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은 중앙은행을 행정부의 한 기구로 둔다.

중국은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내렸다. 이번에 내리면 작년 12월 0.5%포인트 인하 후 4개월 만이다. 현재 중국 은행의 평균 지준율은 8.4% 수준이다. 경제학자 런저핑은 "이번 지준율 인하를 통해 1조∼1조20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돼 경제 회복을 위한 탄약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사진=pixiaomo /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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