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이틀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프로토콜 전환 등에 따라 이더리움 가격이 한 달 전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7% 오른 2만4113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가격도 1893.66달러로 24시간 전보다 1.9% 올랐다.
가격 변동이 없거나 소폭 하락한 암호화폐도 있었다. 리플코인(XRP)는 24시간 전과 가격이 0.38달러로 동일했고, △바이낸스 코인 352.28달러(-1.1%) △에이다 0.53달러(-0.3%) △설리니 43.18달러(-2.0%) 등은 가격이 전날보다 소폭 내려갔다.
국내 코인 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각각 전날보다 1.69%, 2.9% 오른 53만3000원, 7만1000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 하락세를 보였던 이더리움클래식도 5만7760원(12.92%), 비트코인캐시 19만1250원(1.97%), 비트코인골드 4만1240원(5.61%)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앵커 66,1원(41.54%)와 골렘 417원(16.48%)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전날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7월 CPI가 월스트리트저널의 시장 예상치(8.7%)보다 낮은 8.5%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더리움의 상승 폭이 최근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7월 13일 이후 비트코인 대비 41% 올랐다. 매입 수치를 보여주는 상대강도지수(RSI)도 같은 날 45.89에서 현재는 70.57로 크게 상승했다. RSI 점수가 50이면 매입 수준이 평균이라는 뜻이고, 70을 초과하면 자산이 과대 매입된 상태다.
자산 가치와 매입 지수가 오르는 배경에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작업증명(PoW) 프로토콜에서 지분증명(PoS) 프로토콜로 전환되는 데 있다는 관측이다. 지분증명은 해당 암호화폐를 보유한 지분율에 비례해 의사 결정 권한을 주는 알고리즘이다. 기존의 작업증명 방식에서 목푯값 이하 해시를 찾는 과정을 반복해 생기는 채굴 독점과 전력 낭비 등을 개선하고자 도입됐다.
코인데스크는 "이더리움 보유자들은 지분증명 전환으로 이더리움 공급에 디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나 자산 공급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개 특정 자산에 대한 공급 감소는 해당 암호화폐의 가치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 긴축을 진행하는 등 '인플레이션 잡기' 정책을 펼치면 경기 둔화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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