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진 중인 440억달러(약 63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거래에 미래에셋금융그룹이 30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랜드마크' 거래에 이름을 올려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머스크와 함께 트위터 지분을 공동 인수하는 구조다. 이 펀드에는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 등 계열사가 유한책임사원(LP)으로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1일 이 펀드(미래에셋파트너스제11호사모투자합자회사)에 1억5796만달러(약 2371억원)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은 지난 7월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거래에 두 번 연속 참여한 셈이다. 테슬라, 스페이스X, 트위터, 솔라시티 등 머스크가 이끄는 다양한 기업의 금융거래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스페이스X 투자에 참여한 건 국내 기업 중에서는 미래에셋이 유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조카인 토머스 박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안다"며 "박 회장의 끝없는 글로벌 확장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추진한 건 지난 4월부터다. 4월 초 지분 9.2%를 확보한 뒤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이후 지분 100%를 440억달러(주당 54.20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인수 계획 발표 뒤 테슬라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3개월 만인 7월 트위터의 가짜 계정을 문제 삼아 돌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트위터가 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다 이달 초 거래 재개를 선언했다. 위약금 10억달러를 내는 것보다 인수를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오는 28일까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자금 440억달러(약 63조원) 중 150억달러(약 21조4800억원)는 테슬라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마련한 상태다. 나머지 금액은 은행과 자본시장에서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거래"라며 "해외 기업, 특히 대형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는 박 회장이 직접 지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를 철회할 당시인 지난 8월만 해도 주가가 주당 40달러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최근 거래 성사 기대로 주당 50달러 안팎으로 오른 상태다. 시가총액은 약 54조원(382억달러) 수준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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