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우려에…국내 증시 약보합 출발 예상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뉴욕증시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 우려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11일 국내 증시는 미 증시와 지난주 이후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소화로 보합권 출발이 예상된다. 금리 동결이 컨센서스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환율 변화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1.23포인트(0.30%) 오른 33586.52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4.09포인트(0.10%) 상승한 4109.11로, 나스닥지수는 3.60포인트(0.03%) 떨어진 12084.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지난 7일 발표된 3월 고용지표를 뒤늦게 반영했다. 같은 날 뉴욕증시가 '성금요일' 연휴로 휴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3월 신규 고용은 23만6000명 증가해 전달의 32만6000명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20만명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Fed가 오는 5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0%를 넘어섰다. Fed의 긴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커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를 높이는 경제지표가 발표되었음에도 심리적인 안정 속 매물 소화 후 낙폭 축소하거나 상승 전환한 점은 한국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며 "한국증시는 보합권 출발 후 매물 소화 과정 속 외국인의 행보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교육비, 금값 상승 등으로 지난 달 4.2%에서 이번 달 4.7%로 높아졌다는 점은 수요일 발표 예정인 3 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에 대한 경계심리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라며 "CPI 발표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11일 오전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우리 경제가 지난달 물가 둔화세를 확인한 까닭에 시장에서는 동결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의 인상 여부를 살핀다. 금통위는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약 1년 만에 동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3%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를 확인하겠다고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번에도 금리를 유지하면서 2개월 연속 동결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물가둔화세를 꼽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오르는 데 그쳤다. 오름 폭이 지난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로 2개월 연속 둔화한 데다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을 포함해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의 흐름이 시나리오를 벗어난다면 추가 인상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는 물가가 본인들 생각대로 흘러가면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는 환율 변동에도 주목하고 있다. 급격한 환율 변동은 외국인의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3원 상승한 1319.7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약달러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원화만 더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적자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글로벌 시각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 밖 조합인 달러-원화의 동반 약세 배경은 무엇보다 취약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라면서 "11년 만에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대표적인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지면 환율은 더욱 상승할 수 있다. 특히 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연 5.00~5.25%로 인상한다면 한미 금리 차가 역대 최대인 1.75%p까지 확대되면서 환율 불안을 더욱 자극할 소지가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 환율 예상 범위는 1280~1340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2만9000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3만 달러 돌파도 넘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11일 오전 7시 30분 현재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4.02% 급등한 2만9587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 2시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이 급등하고 있는 까닭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12일 발표되는 지난달 CPI가 하락했을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은 CPI가 소폭이나마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PI가 하락하면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준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동결하면 금리에 민감한 암호화폐에는 큰 호재다.
이같은 기대감으로 비트코인이 랠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10일 이상 2만8000달러의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비트코인이 급등하자 미국 증시에서 관련주도 일제히 급등했다. 뉴욕증시에서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는 7.63% 급등한 66.13 달러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 이외에도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7.82% 급등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라이어트 플랫폼은 13% 폭등하는 등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국제유가 3주 만에 숨고르기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이날 배럴당 94센트(0.1%) 하락한 79.74달러에 마감했다.
북해 브렌트유 선물도 96센트(0.2%) 내려 84.58에 거래를 마쳤다. 두 유종 모두 이날 거래 초반 1달러 넘게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여 마감했다.
유가는 주간으로 3주 연속 올랐다가 이날 소폭 하락했다. 미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인상 기대를 높이며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고, 이에 따라 달러로 거래되는 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가 지난 3주 동안 거의 20% 급등한 점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이날 유가를 끌어 내린 면도 있다.
최근 유가는 석유수출구기구(OPEC) 플러스(+)의 깜짝 감산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또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줄며 공급 축소 속에서 확인된 수요 증가에 유가는 랠리를 이어왔다.
이번주 13일에는 OPEC이 14일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월간 보고서를 발표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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