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 우려" 거론한 베이지북…힘받는 '긴축 종료' 가능성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침체에 이어 '신용경색'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촉발된 '은행 위기'가 경제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Fed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에서 "개인‧기업 부문 모두에서 대출 규모와 수요가 감소했다"며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유동성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최근 몇 주간 대출 활동이 눈에 띄게 줄면서 금융 부문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조달 비용 증가, 불확실성 고조, 제한된 신용 대출 등으로 인해 기존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됐다"며 "대출 기준이 현저히 강화됐다"고 부연했다.
SVB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가 샌프란시스코 연은 관할 구역에 포함돼 있다. 한때 파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본사 위치도 샌프란시스코다.
전반적인 경제 지표도 둔화했다. 고용 상황과 관련해 Fed는 "소수의 기업에서 대량 해고가 있었다"며 "고용 증가율이 다소 둔화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에 관해선 "물가 수준은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올랐지만, 상승 속도는 느려졌다"며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인 반면, 운임 비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은이 관할 구역에서 경기 상황과 관련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돼 매년 8차례 발표된다. 이번 베이지북은 다음 달 2~3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베이지북 내용이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저녁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직전 FOMC 회의 직후 Fed 관리들의 공통된 의견은 1회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계속되는 동시에 노동 수요는 점진적으로 냉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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