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비에스 에코 본사를 가다
박상순 대표 "2차전지 사업 시동
국내외 비상장사 M&A·JV 추진
스크러버 업계의 테슬라 될 것
무상증자 등 주가 부양 긍정 검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동양인 선수가 있다. 일본 국적의 오타니 쇼헤이. 2018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입단해 선발 투수 겸 타자로 활동해 첫해 신인상을 받은 '야구천재'다. 지난해에는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의 10승-10홈런을 기록했고, 올해에도 팬들 사이에서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증시에도 오타니처럼 투타 모두 성과를 보이는 기업이 있을까. 여기 반도체와 태양광이라는 먹거리를 손에 쥐고 '이도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회사를 찾았다. 이 회사는 지앤비에스 에코. 경기 안성시 대덕면 모산로 401-14에 있다. 시골에 있다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
22일 주가는 2만1350원. 연초 대비 주가가 92.34% 올랐다. 지앤비에스 에코는 2005년 4월 설립돼 친환경 설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 스크러버, 질소산화물처리&E.P시스템, 플라즈마 백연제거장치, 트랩(Trap) 등이 있다. 2021년 10월 29일 코스닥시장에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으로 상장했고, 당시 일반 청약 경쟁률은 1479.8 대 1에 달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인 1만7400원으로 시작해 장중 3만1200원까지 찍었고, 종가는 1만92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지난 3월 친환경 기업 정체성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 사명을 바꿨다.
본사 3층에 들어서자 박상순 대표(60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프랑스계 글로벌 진공펌프 제조기업인 알카텔진공에서 동아시아 총괄대표를 역임한 경력이 있다. 박 대표는 "올해 매출액 30~40% 성장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세계 최초로 무폐수 스크러버를 2015년 개발 후 2017년 상용화하는 등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스크러버는 첨단산업 내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정화해주는 장치인데, 무폐수 스크러버 1대당 연간 2365t의 폐수를 절약할 수 있다. 스크러버의 가격은 고객사 요구사항에 따라 맞춤 판매라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대당 5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그는 "스크러버업계의 테슬라가 될 것"이라며 "매년 연구개발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분기 기준 지앤비에스 에코 매출의 80% 이상이 스크러버에서 발생됐고, 중국 점유율은 8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신성장동력을 묻자 "에너지 멀티 플렉스 사업에 힘을 주겠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전기차 보급률이 10%가 안 된다"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350평 규모의 주유소를 사들였다"며 "이곳을 폐배터리 수거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공간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년 내 에너지 멀티 플렉스를 5곳으로 늘려 2028년 연간 500억원 매출에 이른다는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유망하다고 생각한다"며 "본업 외에도 새 먹거리를 계속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년 내 2차전지 비상장사 국내외 기업 M&A(인수합병) 또는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 먹거리가 중요하다. 박 대표는 "스크러버 관련 친환경 공정 장비 연구개발 및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지앤비에스 에코의 스크러버 장비는 본사 2층에 많은데 중국, 인도, 유럽 등에 수출된다. 특히 인도 유명 기업인 타타, 아다니, 와리 3곳과 계약을 맺었다. 올해 인도 매출액만 150억원, 내년 2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인도를 처음 뚫었고 파트너사와 관계도 좋아 최소 4년은 독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주일간 평균 거래량은 10만 주가 안 된다. 이를 지적하자 박 대표는 "주식 유통 수를 늘려 개인들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무상증자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단기간 결정은 힘들지만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또 배당이 없다는 지적에 "아직 상장한 지 1년9개월밖에 안 됐다"며 "고성장 지속 시 향후 배당 카드를 꺼내겠다"고 약속했다.
지앤비에스 에코의 실적은 고공행진이다. 2018년 매출액 228억원, 영업이익 7억원에서 지난해 매출액 656억원, 영업이익 147억원으로 뛰었다. 4년 만에 각각 187.72%, 2000%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20%가 넘는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액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엔 2500억원 매출을 노리고 있다. 오는 9월엔 플라즈마 백연제거 장치 수주 2건(약 60억원)이 기대된다. 현금성 자산은 22일 기준 약 200억원대 초반이다. 청주 허브센터 등 부동산 자산도 약 300억원이다. 시가총액이 1602억원인데, 자산 규모는 약 1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총 주식 수는 750만2003주고, 박상순 대표 포함 최대주주 지분이 28.03%(210만3451주)다. 2대 주주는 독일 CS 클린솔루션이 5.96%(44만7411주)를 갖고 있다.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은 인상적이다. 김승옥 이사는 "매달 부모님 계좌 중 한 분에게 20만원씩 효도수당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 1인당 10만원씩 가족수당과 장기근속수당(5년 100만원, 10년 200만원, 20년 400만원)을 지급하고, 본인 포함 직계 가족 병원비도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스터고 출신 직원이 많은데 이들을 위한 대학 학비 지원도 있다. 사세 확장으로 젊은 인재 유치를 위해 제2 기숙사도 안성시 양성면에 만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앤비에스 에코는 올 들어 가파르게 주가가 상승했는데, 기업의 근간인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플라즈마 웨트(Plasma Wet) 사업부문이 있는데,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로 관련 업황이 중장기적으로 밝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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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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