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 2배 뛰자 매물 잠김…신규 수요↑
"장부가치 3년간 매년 20% 뛴다" 전망도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베팅'한 미국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오르며 S&P500지수 상승률을 앞질렀다.
이들 건설업체는 고금리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보유자들의 발이 묶였고, 주택 재고가 줄자 신규 건설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18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유 현황을 밝힌 DR호튼(7억2600만달러), NVR(7000만달러), 레나(1720만달러) 등 건설업체 세 곳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각각 30.7%, 30.6%, 29.3%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13.8%) 수익률의 두 배 이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통념을 깬 랠리"라고 평가했다. 통상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주택 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사 주가도 하방 압력을 받는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좀 다르다.
지난 1년 6개월간 모기지 금리는 두 배로 뛰었고, 주택 보유자들이 '대출 갈아타기'에 부담을 느끼면서 매물이 잠겼다. JP모간체이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주택 소유자들의 약 4분의 3이 금리가 4%에 못 미치는 주담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주 기준 신규 주담대에 적용되는 금리는 평균 7.16%로 나타났다. 기존에 보유한 주담대 금리가 그나마 저렴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주택 구입 희망자들은 신규 주택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로버트 디에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주택 재고량에서 신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적으로 12% 수준이지만, 현재는 최소 30%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 상무부도 지난달 신규 단독 주택 착공 건수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0%가량 늘었다고 발표했다.
대형 기업들의 경우 '바이다운(buy-down)' 인센티브를 활용해 주택 수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바이다운이란, 건설업체 등이 주택 구매자의 대출 상환금 일부를 대신 납부해주는 일종의 할인 정책이다. 소규모 업체들이 제공하기엔 빠듯한 혜택이다.
UBS의 존 로발로 애널리스트는 "1~2개 시장에서만 활동하는 민간 소규모 업체들은 토지와 노동력, 자재를 얻고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공 건설업체들은 조달 능력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고객들을 상대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시장에선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진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주택 가격이 2.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예측은 1.8% 하락이었다.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예상 대비 견조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이유였다. KBW(Keefe, Bruyette & Woods)의 제이드 라흐마니 애널리스트도 DR호튼과 더불어 톨 브라더스 등 건설업계 선도 기업들의 장부가치가 향후 3년간 매년 20%씩 뛸 것으로 추정했다. 라흐마니는 "오늘 톨 주식을 매수하면, 향후 12개월간 15~20%의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라페 자드로시크 애널리스트는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은 나쁜 시나리오로 흘러갈 가능성을 피하고 대차대조표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이들 기업의 평가 가치가 "장기적 관점에서 평균 수준"이라며 "이 섹터에서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자신감이 감지된다. 레나는 이번 회계연도 주택 공급량에 대한 가이던스를 기존 6만2000~6만6000채에서 6만8000~7만채로 상향 조정했다. 스튜어트 밀라 레나 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수요는 회복되고 있다"며 "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주택을 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망 압박과 비용 상승 등은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건축 자재 업체인 오웬스코닝이 최근 단열재 가격을 인상했다. NAHB와 웰스파고가 집계한 주택건설업체들의 신뢰도 지수는 이번 달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알리샤 휴이 NAHB 회장은 "건설 노동자 부족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로발로 애널리스트도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선 높은 이자를 감당하면서 집을 사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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