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드는 중국 관광객…한국 GDP 0.06%p 끌어올린다[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서울 명동에 있는 롯데면세점에 중국어로 대화하는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25일 270여명의 단체 관광객이 방문한 것이다. 지난 23일 150명에 이어 수백명의 관광객이 한국의 화장품과 조미김 등을 샀다. 이곳에 100명 이상 중국 관광객이 몰린 것은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6년 5개월여만이다.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되면서 한국 경제가 훈풍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0.06%포인트 가량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은의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입국자 수는 올해 하반기 중 약 220만명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당폭 더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의 단체 관광 허용으로 하반기 관광객 수가 38만명 더 늘어날 것이로 예측됐다.
이 추산에서 한은은 중국인의 여행지 가운데 여행 목적, 1인당 지출 비용이나 소비 인프라 측면에서 비슷한 싱가포르의 중국인 관광객 증가 추이를 활용했다. 중국 정부는 이달 10일 2017년 이후 6년 5개월여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고 앞서 2월에는 싱가포르 등 20개국의 단체관광을 먼저 풀어준 바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특히 본격적 관광객 회복 효과가 중국 3대 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에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 입국자 수는 올해 4분기에 2019년 같은 기간의 85%까지 회복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7월 현재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 같은 달의 46.2% 수준이다. 이런 관광객 수 회복률 추정치에 중국인 소비 규모와 구조 등까지 반영해 산업연관분석을 진행한 결과,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는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06%포인트 올릴 것으로 기대됐다.
내년에는 138만명이 추가로 입국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입국자 수 확대가 현실화한다면 내년 성장률을 0.04%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中 부동산 부진이 변수
한은은 "올해 중 중국인의 해외여행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중국 내수 부진, 항공편 부족 등의 하방 요인도 존재한다"며 "중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실제로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상황도 변수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 부진 지속 여부가 중국 관광객 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중국의 부동산 부진이 이어지는 최악 시나리오가 나타날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가량 내릴 것으로 봤다. 중국의 민간 심리가 위축돼 수출에 영향을 주고, 방한 관광객 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관광객 감소 폭은 올해 30만명 수준으로 예측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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