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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 레바논 유엔군 기지 정문 부수고 강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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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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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를 강제로 진입하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THAAD) 포대와 운용 병력을 배치해 이스라엘의 방공 전력을 강화하고, 이란과의 확전을 방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위협에 대응하고자 UNIFIL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난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근처에 헤즈볼라 기지 있다"

美, 이스라엘에 이례적 파병

사드·운용인력 100여명 배치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유엔평화유지군(UNIFIL) 부대 정문을 부수고 강제 진입했다.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유엔군을 방패로 삼고 있어 전투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13일(현지시간) UNIFIL은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 나쿠라의 지휘부 등이 수일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휘말렸다고 언급하며 “충격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해 이스라엘군에 해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작전 과정에서 지금까지 UNIFIL 대원 5명이 다쳤다. 지난달엔 한국군 동명 부대 주둔지 1.2㎞ 앞에 이스라엘군 포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엔 벙커 외부 감시 카메라를 총격하는 등 고의로 공격을 가하는 행위도 있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투 지역에 주둔한 군인이 헤즈볼라의 인질이 됐다”고 주장하며 유엔군을 후방으로 철수하라고 요구했으나 유엔은 이를 거부했다. 유엔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33일 전쟁’ 이후 양측 충돌을 막기 위해 국경 완충지대에 1만 명에 가까운 UNIFIL 병력을 주둔시켰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날 UNIFIL은 공동성명에서 “UNIFIL을 향한 최근 일련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며 적절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인도 말레이시아 스페인 프랑스 중국 등 40개국이 서명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해 UNIFIL에 대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이날 외신 기자에게 유엔군 기지 주변에서 발견된 헤즈볼라의 지하 터널과 전초기지 등을 공개하며 해당 지역에서 작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통해 지하 터널 입구와 무기 저장고 등의 현장 사진 및 비디오가 공개됐다. 이스라엘은 오히려 국경을 따라 헤즈볼라의 무장 활동을 감시해야 하는 UNIFIL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미국은 이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포대와 운용 요원 100여 명을 이스라엘에 배치했다.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사드를 운용할 병력을 이스라엘에 배치한 것은 미국 군인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이스라엘 내에 파병한 것은 이달 초 이란의 탄도미사일 180여 발을 방어하느라 공백이 생긴 이스라엘의 방공 전력을 메꿔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최대 32기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 기지 주변 도로 등에 떨어지는 등 일부 허점을 드러냈다. 고도 100㎞ 대기권 밖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사드는 이스라엘 방공망의 최상층을 방어하는 ‘애로3’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확전을 막고 싶은 미국이 이스라엘 영공을 방어해주는 대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및 가스 자산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격을 단념하도록 합의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이 마음 놓고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해리슨 맨 전 미국 국방정보국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미국 공군의 보호를 받으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한 민감한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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