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미국의 관세가 소비와 유동성을 잠식하면서 2024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약 2000억달러의 관세 수입이 미국 경제 내부에서 흡수됐다고 전했다.
- 비인크립토는 관세로 인한 가계 지출 부담과 기업 비용 압박 탓에 가상자산에 투입될 자금 여력이 줄어들어 지난해 10월 이후 유동성 정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관세가 가상자산 변동성을 직접 자극하진 않았지만 시스템 전반의 유동성을 잠식해 위험자산 회복 시점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국내 경제에 조용한 부담으로 작용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반등이 지연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킬 세계경제연구소(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의 연구를 인용해 "2024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부과된 미국 관세 비용의 96%는 미국 소비자와 수입업자가 부담했으며, 해외 수출업체가 떠안은 비중은 4%에 그쳤다"고 전했다. 해당 기간 동안 약 2000억달러에 달하는 관세 수입이 사실상 미국 경제 내부에서 흡수된 셈이다.
이는 관세가 외국 기업에 전가된다는 정치적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미국 내 소비와 기업 비용을 잠식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수입업자는 국경에서 관세를 납부한 뒤 이를 자체적으로 흡수하거나 가격에 점진적으로 반영했고, 해외 기업들은 가격 인하 대신 물량 축소나 다른 시장으로의 공급 전환을 선택했다. 그 결과 무역량은 줄었지만 수입 가격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효과를 '지연형 소비세'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관세 부담은 즉각적인 물가 급등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유통·공급망 전반에 서서히 스며들며 구매력을 약화시킨다. 실제로 관세 비용의 약 20%만이 6개월 내 소비자 물가에 반영됐고, 나머지는 기업 마진 축소 형태로 누적됐다. 이로 인해 2025년 미국 물가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였지만, 가계와 기업의 실질 여력은 점진적으로 훼손됐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는 이것이 가상자산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가상자산은 여유 유동성과 위험 선호가 살아 있을 때 상승 탄력을 받는 자산군"이라며 "그러나 관세로 인해 가계는 지출 부담이 늘었고, 기업은 비용 압박을 받으면서 투기적 자산에 투입될 자금 여력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급락 없이 횡보하는 '유동성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결국 관세가 가상자산 변동성을 직접 유발한 요인은 아니지만, 시스템 전반의 유동성을 잠식하며 위험자산 회복 시점을 늦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공포는 없었지만 상승을 견인할 연료도 부족했던 이유가 관세 부담 속에 누적된 실물경제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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