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 히트
엔터 3사·명품 브랜드 등과 협업
개성 있는 아바타로 Z세대 잡아
가입자 3억명 돌파 '아시아 최대'
투자 확대해 기술력·콘텐츠 확충
커뮤니티형 플랫폼으로 육성 계획
새로운 '경제 생태계' 될지 주목
메타버스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 업체들의 백가쟁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일찌감치 선보이며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 가장 가입자 수가 많다.
○가입자 3억 명 돌파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2018년 8월 선보인 증강현실(AR) 아바타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전 세계 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웠다.
출시 3년여 만인 지난 3월 글로벌 누적 가입자 수 3억 명을 돌파했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3차원(3D) 아바타로 소셜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현재 제페토가 서비스되는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등 200여 개국이며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MAU)도 약 2000만 명에 달한다.
스노우는 2020년부터 제페토의 해외 확장을 위해 전담 법인을 분사해 네이버제트를 만들었다. 이후 곧바로 국내 엔터 3사 빅히트·YG·JYP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이들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콘텐츠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상 공간인 제페토에서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쇼케이스를 열었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도 제페토에 속속 입점했다. 랄프로렌, 디올 뷰티 등 패션 브랜드는 물론 삼성전자와 스타벅스, 비자(VISA), 롯데월드 등도 제페토를 마케팅 장으로 활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Z세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은 가상 공간에 구현한다는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투자 가속화로 기술력 확보
네이버제트는 지난 몇 년에 걸쳐 제페토 사업을 지속해서 확장해왔다. 2020년에는 콘텐츠 제작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이용자가 직접 3D 월드, 아바타 의상 등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제페토 스튜디오에는 약 250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가입해 있다. 이들이 제작한 아이템 개수는 약 450만 개, 판매 아이템 개수는 1억 개 이상이다.
제페토 스튜디오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완성형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한 네이버제트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파트너로부터 223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올 들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관련 기업 13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제페토를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제페토와 카페, 밴드, 블로그 등 네이버의 각종 커뮤니티를 연결해 제페토가 제공하는 메타버스 공간과 현실 속 커뮤니티를 묶어 일상에서 더욱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로 사용자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인터넷에서 이용자들이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하는지 등 본질에 집중해 제페토 기술이나 서비스 기획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 내재화라든지 네이버D2SF를 활용한 투자 등을 통해 메타버스 확장을 위한 기술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 위해선 확장성 갖춰야”
넘어야 할 벽도 있다. 글로벌 1위 플랫폼인 로블록스다. MAU 기준으로 로블록스 이용자는 네이버보다 약 7배 많은 1억5000만 명 수준이다. 특정 지역 이용자 비중이 높은 것도 제페토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제페토의 경우 중화권 이용자가 전체의 7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SK텔레콤은 미래 신사업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점찍고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5G(5세대)를 발판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보급하고, 메타버스와 AI를 결합한 ‘아이버스(AI와 유니버스의 합성어)’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엔 이프랜드의 글로벌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유럽에 이프랜드를 내놓기 위해 독일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메타버스 콘텐츠 발굴, 고객 대상 마케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향후 유럽 지역 메타버스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합작회사(JV)도 설립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제페토가 영토를 더 확장하려면 확장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제페토에 구현한 월드를 가보면 그럴듯한 매대와 상품이 진열돼 있지만 딱히 뭘 더 할 수가 없다. 홍보 채널로는 훌륭하지만, 실제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이 화폐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경제체계를 만들 수 있는지에 따라 제페토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엔터 3사·명품 브랜드 등과 협업
개성 있는 아바타로 Z세대 잡아
가입자 3억명 돌파 '아시아 최대'
투자 확대해 기술력·콘텐츠 확충
커뮤니티형 플랫폼으로 육성 계획
새로운 '경제 생태계' 될지 주목
메타버스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 업체들의 백가쟁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일찌감치 선보이며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 가장 가입자 수가 많다.
○가입자 3억 명 돌파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2018년 8월 선보인 증강현실(AR) 아바타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전 세계 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웠다.
출시 3년여 만인 지난 3월 글로벌 누적 가입자 수 3억 명을 돌파했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3차원(3D) 아바타로 소셜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현재 제페토가 서비스되는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등 200여 개국이며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MAU)도 약 2000만 명에 달한다.
스노우는 2020년부터 제페토의 해외 확장을 위해 전담 법인을 분사해 네이버제트를 만들었다. 이후 곧바로 국내 엔터 3사 빅히트·YG·JYP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이들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콘텐츠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상 공간인 제페토에서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쇼케이스를 열었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도 제페토에 속속 입점했다. 랄프로렌, 디올 뷰티 등 패션 브랜드는 물론 삼성전자와 스타벅스, 비자(VISA), 롯데월드 등도 제페토를 마케팅 장으로 활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Z세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은 가상 공간에 구현한다는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투자 가속화로 기술력 확보
네이버제트는 지난 몇 년에 걸쳐 제페토 사업을 지속해서 확장해왔다. 2020년에는 콘텐츠 제작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이용자가 직접 3D 월드, 아바타 의상 등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제페토 스튜디오에는 약 250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가입해 있다. 이들이 제작한 아이템 개수는 약 450만 개, 판매 아이템 개수는 1억 개 이상이다.
제페토 스튜디오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완성형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한 네이버제트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파트너로부터 223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올 들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관련 기업 13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제페토를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제페토와 카페, 밴드, 블로그 등 네이버의 각종 커뮤니티를 연결해 제페토가 제공하는 메타버스 공간과 현실 속 커뮤니티를 묶어 일상에서 더욱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로 사용자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인터넷에서 이용자들이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하는지 등 본질에 집중해 제페토 기술이나 서비스 기획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 내재화라든지 네이버D2SF를 활용한 투자 등을 통해 메타버스 확장을 위한 기술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 위해선 확장성 갖춰야”
넘어야 할 벽도 있다. 글로벌 1위 플랫폼인 로블록스다. MAU 기준으로 로블록스 이용자는 네이버보다 약 7배 많은 1억5000만 명 수준이다. 특정 지역 이용자 비중이 높은 것도 제페토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제페토의 경우 중화권 이용자가 전체의 7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SK텔레콤은 미래 신사업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점찍고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5G(5세대)를 발판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보급하고, 메타버스와 AI를 결합한 ‘아이버스(AI와 유니버스의 합성어)’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엔 이프랜드의 글로벌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유럽에 이프랜드를 내놓기 위해 독일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메타버스 콘텐츠 발굴, 고객 대상 마케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향후 유럽 지역 메타버스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합작회사(JV)도 설립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제페토가 영토를 더 확장하려면 확장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제페토에 구현한 월드를 가보면 그럴듯한 매대와 상품이 진열돼 있지만 딱히 뭘 더 할 수가 없다. 홍보 채널로는 훌륭하지만, 실제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이 화폐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경제체계를 만들 수 있는지에 따라 제페토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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