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을 공개 저격한 트위터 직원 두 명을 해고했다. 머스크는 스스로 '표현의 자유 수호자'라고 내세워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트위터 수석급 엔지니어 두 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첫 번째 당사자는 트위터에서 8년 이상 근무한 엔지니어인 에릭 프론호퍼다. 프론호퍼는 해고 통보를 받기 전 트위터상에서 머스크와 설전을 벌였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용 트위터 앱 담당이었던 프론호퍼는 지난 13일 머스크의 트윗(게시글)을 리트윗(다른 사람의 트윗을 자신의 계정으로 그대로 다시 옮기는 것)하며 "트위터 앱의 기술적 부분에 대해 머스크가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프론호퍼에게 "안드로이드에서 트위터 앱은 매우 느리다. 이것을 고치기 위해 무엇을 했냐"고 따져 물었다. 프론호퍼는 여러 게시글을 작성하며 자신의 생각을 부연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이후 다른 트위터 사용자로부터 "왜 새로운 상사(머스크)와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공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이에 대해 프론호퍼는 "아마도 그(머스크)가 슬랙(기업용 메시징 플랫폼)이나 이메일을 통해 (내게) 개인적으로 질문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14일 오전, 머스크는 트위터에 "프론호퍼가 해고됐다"고 썼다. 프론호퍼는 이 게시글을 리트윗하고, 이달 초 다른 트위터 직원들이 대거 해고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경례 이모티콘 하나로 답변을 대신했다. 머스크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비꼬는 의미로 읽힌다.
또 다른 엔지니어인 벤 리프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해고됐다. 그는 머스크의 게시글을 리트윗하면서 "나는 머스크가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적었다. 트위터에서 10년간 근무한 리프는 블룸버그에 "13일에 해고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트위터는 지난달 말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혼란에 빠졌다"면서 "머스크가 7000여명의 인력 중 절반 이상을 해고했다는 사실에 많은 직원들이 여전히 분노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블루밍비트 뉴스룸
news@bloomingbit.io뉴스 제보는 news@bloomingbit.io뉴스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