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내달 빅스텝 우려 커져
'6월까지 금리 인상' 전망도 나와
"금리 5% 이상 유지해야 할수도"
연준 인사들, 긴축 장기화 암시
지난주 증시 올해 '최악 수익률'
달러 인덱스는 7주만에 최고치
미국 중앙은행(Fed)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1월에 시장 추정치를 웃돌자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Fed가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기준금리를 여름(6월)까지 인상할 뿐만 아니라 최고 연 6.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긴축 공포가 심화하자 뉴욕증시는 낙폭을 키웠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올 들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국채 가격 하락)했고, 달러 가치는 뛰었다.
PCE 가격지수가 발표된 지난 24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336.99포인트(1.02%) 하락한 32,816.9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05%, 나스닥지수는 1.69% 내렸다. 지난 한 주간 다우지수는 2.99% 하락했다. 올 들어 최악의 주간 수익률이다. 하락세는 4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66%, 3.33% 떨어졌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11주 만에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이날 발표된 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전월 대비 0.6% 올랐다.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각각 5.3%, 0.2%를 기록한 12월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둔화하던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방향을 튼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0.121%포인트 상승한 연 4.814%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연 5%를 넘긴 6개월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연 5.11%까지 뛰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105.21까지 오르며 7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Fed 인사들은 좀 더 센 긴축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린 뒤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필립 제퍼슨 Fed 이사는 "탄탄한 고용과 임금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수 있다. Fed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싸움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Fed가 오는 3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6월에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57%로 반영하고 있다. 제네디 골드버그 TD증권 애널리스트는 "PCE 지표는 Fed가 3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추측을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연 6.5%까지 올려야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스티븐 체체티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 교수를 포함한 5명의 경제학자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24일 시카고경영대학원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들은 "Fed의 경제 전망은 여전히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물가를 잡으려면 경제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4.75%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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