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무너지면서 미국 금융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 뿐 아니라 뉴욕 시그니처 은행도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 뉴욕특파원 통해 알아봅니다. 신인규 기자. 현재까지 새로 들어온 소식까지 우선 상황을 먼저 종합해볼까요.
<기자>
은행 폐쇄가 결정된 이후 정부의 개입까지, 미국 금융 당국이 주말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6시 경 미국 규제당국은 뉴욕 시그니처 은행을 페쇄하고 이 은행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실리콘밸리 은행의 폐쇄 결정이 내려진 지난 10일, 시그니처 뱅크에 대해서도 예금 유출이 폭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 만에 내려진 폐쇄 결정입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시는 건물이 이번에 전격 퍠쇄 결정이 내려진 시그니처 뱅크인데요. 뉴욕 주 안에만 30여 개의 지점이 있는 지역 은행이자 앞서 자발적 청산에 들어간 실버게이트은행과 함께 암호화폐 전문 은행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시그니처 뱅크는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 1,103억 달러 규모의 은행으로, 이 은행의 총 예금 규모는 886억달러 규모, 우리 돈 116조원에 이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연방법에 따라 보장되는 예금자당 25만달러의 예금 뿐 아니라 정부가 은행의 전체 예금을 보장하겠다는 발표도 함께 나왔다는 점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도 은행 기간 자금조달 프로그램, BTFP를 신설해 은행권 유동성 위기 진화에 나섰습니다.
<앵커>
문제는 실리콘밸리 은행으로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가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까 하는 점인데요. 월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다행히 미국 정부가 예금자 보호를 위해 개입에 나섰다는 점 때문에 이 사태가 빠르게 진화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있기는 합니다.
스퀘어 펙 캐피털의 설립자인 폴 바사트는 예금을 보장하기로 한 미국 당국의 결정이 "게임 체인저"라며 "예금자들의 돈이 온전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면 2차, 3차 파급 가능성이 있었다"고 분석하면서, 현재까지는 단기 운전 자본 문제에 직면한 기업의 사례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대규모 인출사태가 다른 은행으로 이어질지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월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대형 은행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낮지만, 중소 지역은행들은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 인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왔습니다. 이런 내용들이 실리콘밸리 은행 붕괴 이후 주가에 반영되어 왔는데요.
지난 주말 종가 기준으로 미국 지역은행주 가운데 두 자릿수 이상 떨어진 곳은 이번에 폐쇄 결정이 내려진 실리콘밸리은행의 모회사와 시그니처 뱅크 뿐 만이 아니라는 점을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하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대해서도 지난 주말 주가가 14% 이상 떨어지는 등 불안감이 커져 있는 상황이고요.
중소 은행들의 붕괴가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나비효과라는 분석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 은행들이 무너지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점은 살펴볼 부분입니다.
실제 연방기금금리 시장 선물 살펴보면 현재 미국의 3월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확률이 82.6%로 높아졌고요.
JP모간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여건을 긴축적으로 가져가려 했던 연준이 추가적인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내놓는 정책들이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금 내놓은 은행 지원 정책은 적절한 도구를 쓰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다가오는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 FOMC에서 기준금리 25bp 인상을 기대한다는 메모를 내놓았다는 점도 참고하실 만한 부분입니다.
에버코어 ISI의 이코노미스트 에드 하이먼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하는 것이 좋은 생각일 수 있다"며 지난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붕괴한 뒤 5주 뒤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음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은행들의 붕괴가, 연준의 긴축정책 완화, 혹은 중단 가능성으로 이어지면서 역설적으로 3대지수 선물을 들어올리는 영향을 끼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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