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연방주택대부은행(FHLB)의 대출 규모가 지난달 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은행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FHLB의 지난달 마지막 주 대출 규모가 370억달러(약 49조원)로 사상 최고치였던 2주 전(3040억달러) 대비 8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만기 1년 미만 어음 발행 규모도 같은 기간 1530억달러에서 176억달러로 줄었다.
은행들이 단기 유동성을 확충할 필요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대출 자체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지만 부채 발행 등이 줄어들고 있다"며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는 고객들이 줄었고, 회원 은행들의 현금 수요가 충족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FHLB는 미국 지역은행 11곳이 구성한 컨소시엄으로 다른 은행들에 자금을 제공한다. 대공황 당시인 1932년 주택담보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미 중앙은행(Fed)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이어 은행들의 유동성 지원 창구로 활용된다.
지난달 10일부터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가 잇따라 파산하면서 지역은행들은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다. 불안해진 고객들이 앞다퉈 돈을 인출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요일인 13일 FHLB의 하루 대출 규모는 1120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 금융 당국이 예금 보장 공언 등 적극 개입하며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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