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활로 모색…증권가 "인수업체와 시너지 기대"
"25층 구조대 언제 오나요."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거품'이 꺼진 탓이다. 한때 진단키트 수혜로 매출이 3조원에 육박했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료와 함께 곧바로 적자기업이 됐다. 회사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활로 모색에 나선 상태다. 올해 역성장은 불가피하지만, M&A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여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지난 26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1만6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까지만 해도 3만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주가는 이날 장중 1만6780원까지 내려 지난 25일에 이어 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종가 기준 주가는 공모가(5만2000원) 대비로는 67.7% 밑돌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체외진단 기업 에스디(옛 한국애보트진단)의 혈당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상장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7월에 했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은 불가피했다. 코로나19 대표 수혜주인 만큼 매출 지속성에 따른 의문은 그때도 있었다.
회사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3번이나 정정했다. 이 과정에서 첫 증권신고서 제출 때만 해도 6만6000~8만5000원이었던 희망밴드는 4만5000~5만2000원으로 약 32~38% 낮아졌다. 시가총액도 6조7860억~8조7395억원에서 4조6268억~5조3465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2021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 당시만 해도 10조원에 달했던 몸값이 반토막 난 것이다.
몸값을 낮췄음에도 상장 이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엔데믹 이후에 대한 의구심이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은 탓이다. 그러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작년 2월 8만원대로 폭등했지만 '반짝'이었다. 같은 해 5월 실외마스크 해제와 함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작년 한 해(1월 3일~12월 29일)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는 46% 떨어져 이 기간 코스피 하락률(24.5%)보다 더 부진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부양 방안과 관련해 "사업적 성과든 어떤 방안에서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상장 당시 불거져졌던 실적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1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했다. 진단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게 타격이 컸다. 재고폐기비용과 미국 진단기업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인수합병(M&A) 자문료 등 돈 나갈 것도 많았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는 지속됐다.
예정된 실적 악화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 역성장은 불가피하단 전망이다. 다만 그간 회사가 적극적인 M&A와 '탈(脫)코로나 전략'을 통해 포스트코로나에 철저히 대비해온 효과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M&A를 통해 해외 유통망 확보, 신사업 진출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올해 안에 최소 10개국 직판 체제를 갖출 것이란 계획을 내놨다. 체외진단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1월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인수를 완료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파나마 소재 체외진단 유통업체 '미래로'를 추가로 품었다. 현재 독일·파나마·이탈리아·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스페인·미국 등 8개 시장의 유통망을 확보한 상태다.
추가 M&A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연내 10개국으로 영역을 넓히겠단 목표를 고려하면 올해 2개국 업체를 추가 인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탄은 충분하다. 연이은 M&A에도 올 1분기 말 기준 회사는 6000억원이 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 채권과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8700억원 수준에 이른다. 회사 측은 "M&A와 관련해선 대외비인 만큼 현재 단계에서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사세 확장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정도" 말했다.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올 2월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1분기 메리디언의 별도 매출은 785억원이지만, 2~3월분만 연결돼 548억원이 반영됐다. 메리디언의 매출에는 코로나19 관련 제품이 많지 않은 만큼 실적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매분기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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