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돼야 수출 '플러스' 될 듯
中 경기도 주춤…하반기 먹구름
올 상반기 한국 경제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0.9%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 상반기 성장률 0.8%를 넘어서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하반기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2분기에 전형적인 '불황형 성장' 양상이 나타나면서다.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보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1.3%포인트에 달했다. 수출이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순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소비, 투자 등 다른 부문은 '역성장'했다.
올 하반기에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지는 의문이다. 수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2분기 수입 급감의 원인으로 일시적인 에너지 수입 감소를 꼽았다. 1분기 대량으로 수입한 원유와 천연가스 등으로 쌓인 에너지 재고가 2분기에 소진되면서 신규 수입이 쪼그라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3분기 이후 에너지를 중심으로 수입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출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관 기준 수출은 올해 6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7월 들어서도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어 10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부는 수출이 10월에나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제품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한국 제품의 경쟁력 상실로 인해 수출이 과거만큼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입이 늘고 수출이 줄면 순수출은 감소한다. 2분기 성장을 이끈 순수출이 3분기에는 반대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0.1%를 기록한 민간소비도 부담이다.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서 3분기에는 소비가 다시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지만 급격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외식과 개인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높은 물가 수준이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1997년 이후 최대 폭 감소한 정부 소비도 크게 반등할 조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올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을 통해 올해 예산 중 절반 이상을 이미 집행한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할 때 한은이 전망한 올해 1.4% 성장률 달성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술적으로 이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올 3분기와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0.7%씩 성장해야 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반기 경제성장률 0.9%는 한은 전망치를 넘는 수준이지만 중국 경기 회복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연간 성장률 수정 여부는 최근 통계 등을 반영해 조사국에서 다음달 경제전망 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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