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운영,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훨씬 공정해져"

이해붕 센터장(중)과 이주현 실장(우)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용자 보호법으로 인해 국내 거래소들의 운영이 훨씬 투명해졌다고 생각한다"

이해붕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은 5일 블루밍비트가 개최한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 법 101' 행사에 참여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붕 센터장과 이주현 빗썸 전략법무실장이 참석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과 이와 관련한 거래소의 입장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구체적으로 이해붕 센터장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 차원에서 내규를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해 이용자 보호를 보다 발전된 방식으로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주현 실장 역시 "이용자 보호법 전에는 서비스를 중점으로 거래소를 운영했다"면 "이제는 이용자들의 자산 보호 그리고 규제 준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두 거래소 모두 불공정·이상 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조했다. 이주현 실장은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되고 나서 거래소들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불공정, 이상 거래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라며 "이런 시스템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난관에 부딫히기도 했으나, 150억원이라는 금액을 과감히 투자해 이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해붕 센터장도 "거래소 입장에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불공정 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조치를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과의 면밀한 소통을 통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된 후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의 시행으로 달라진 점으로는 거래소 예치금 이용료 지급 등이 꼽혔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해붕 센터장은 "한국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완벽한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표적으로 유럽의 미카(MiCA)법을 보면, 사안들이 세부적이고 확실하게 정의돼 있다. 이런 점을 우리도 배워, 법적 보호대상을 명확히 하고 균형잡힌 법안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이주현 실장은 "지금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1단계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법안은 불공정 거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블록체인의 발전성을 같이 챙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이 가장 첨단 산업 중 하나인 만큼, 당국이 업계를 어떻게 발전시킬 지 함께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두 거래소 관계자들은 해외 프로젝트들의 향후 한국 사업 전개 방식에 대해서도 다양한 조언을 건냈다.

이해붕 센터장은 "가상자산 뿐만이 아니라 금융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어카운터빌리티(책임과 소명을 다하고, 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다"라며 "이전에는 한국이 가상자산 규제의 사각지대로 분류됐다면 이젠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주현 실장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된 만큼 해외 프로젝트들 역시 이를 국내 진입의 '필수조건'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이런 법안에 대해 생소하다면, 변호사나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는 것도 하나의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