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결제 넘어 금융 핵심 인프라로"…레이어제로 라운드테이블 개최
글로벌 블록체인 상호운용성 프로토콜 레이어제로(LayerZero·ZRO)가 주최한 스테이블코인 라운드테이블이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컨퍼런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스테이블코인: 더 나은 돈의 기술(Better Money Technology)'을 주제로, 스테이블코인과 온체인 결제가 금융·결제 인프라 전반에 가져올 변화와 향후 확장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담당자를 중심으로 50여명의 업계 전문가가 참석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흐름과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공유했다. 임종규(Alex Lim) 레이어제로 아시아·태평양(APAC) 총괄(사진)은 키노트 발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환전과 외환 결제 구조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300개가 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속도로 네트워크 간 이동이 가능해진다면 금융 인프라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핵심 레이어로 기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어제로는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OFT(옴니체인 펀저블 토큰) 표준을 제시했다. 가상자산을 예치한 뒤 이를 다른 형태의 래핑 자산으로 바꾸는 기존 브릿지 방식과 달리, 자산의 성격을 바꾸지 않은 채 블록체인 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여권에 도장을 찍듯 동일한 자산이 체인만 옮겨 다니는 구조로, 레이어제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배관 역할을 맡는다. 중간 브릿지나 별도의 발행 주체를 거치지 않아 구조가 단순해지고, 높은 보안성을 토대로 스테이블코인이 여러 네트워크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평가다. 임 총괄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는 기관에 대해 "여러 체인에 나중에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서로 잘 연결되도록 설계해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OFT 규격을 활용하면 이런 구조를 비교적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 단계에서는 향후 공개될 '밸류 트랜스퍼 API'를 통해 결제나 스왑 기능을 서비스에 쉽게 연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발표에 나선 강희창 포필러스 공동창업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이후 열리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짚었다. 그는 "핀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권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온체인 페이아웃, 카드·은행 네트워크 연계 등 유통과 활용을 둘러싼 서비스 레이어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제도 측면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한서희 바른 변호사는 "현재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제도 환경은 과도기 국면에 있다"면서 "국내 역시 시장 규모와 리스크를 고려한 단계적 제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