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가속기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함으로써 중국의 반도체 자립 속도를 늦추고 미국 의존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CXMT·YMTC·SMIC 등 해외 인재 유치와 기술 개발 지원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H200 재고떨이와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번 결정의 최종 승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미국 내에서는 '자살골'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엔비디아 고성능칩 'H200' 中 수출 허용
"중국의 미국 의존도 높여라"
규제가 되레 레드테크 성장 판단
AI칩 제공해 中 자립 늦출 목적
"최종 승자는 젠슨 황" 분석도
"루빈 출시 전 H200 재고떨이"
일부선 "美정부의 자책골" 평가
3년 전 국내 최상위권 대학의 반도체 연구실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전공한 중국인 A씨. 박사 학위를 따자마자 본국으로 건너간 A씨는 독립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위장한 화웨이 계열사에 취업했다. A씨는 주7일 근무 대가로 삼성전자의 3배, 현지 기업의 10배 수준 연봉을 받으며 중국 반도체 굴기의 최전선에 섰다. A씨를 가르친 교수 B씨는 "화웨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 수십 개의 위장 계열사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발 물러선 트럼프
미국 정부는 8일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가속기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AI·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선 '강한 규제'보다는 '길들이기'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최신 고성능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보다 떨어진 제품 수출을 허용급해 중국의 반도체 자립 속도를 늦추고 미국 의존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에 강경 모드로 일관했다. 2020년 5월 화웨이 규제를 시작한 건 1기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다. 조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2년 7월엔 중국 대상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공정용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시작했고, 석 달 뒤엔 최첨단 AI 가속기 공급 라인을 틀어막았다. 이후 성능을 낮춘 AI 가속기의 대중 수출이 일부 허용되긴 했지만, 트럼프 2기 들어서도 미국의 규제 강도는 점점 높아졌다.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중국 사업이 막힌 엔비디아, AMD 등 미국 AI 가속기 개발사와 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반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공개적으로 "수출 규제가 중국의 자립을 부추길 것"이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中, 반도체 자립 속도
황 CEO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중국 정부는 A씨 같이 해외에 있는 반도체 인력을 본국으로 부르고, 기술·장비 개발을 지원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SMIC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을 들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MIC는 올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세계 3위에 올랐고, CXMT와 YMTC도 각각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세계 5위권에 진입했다.
반도체 설계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반도체 설계 시장 규모는 8457억3000만위안(약 17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승자는 젠슨 황
미국의 전략 선회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바이두, 알리바바 등 AI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 빅테크 입장에선 자국산보다 성능이 뛰어난 H200을 쓰지않을 이유가 없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선 '중국의 AI 발전'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크다. 미국 싱크탱크 IFP의 알렉스 스탭 공동창업자는 "이번 결정은 엄청난 자살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종 승자는 젠슨 황이란 진단도 있다. 현재 주력인 블랙웰에 이어 내년 '루빈' AI 가속기를 준비하는 엔비디아가 H200 재고떨이에 성공할 것이란 얘기다. 한 중국 반도체 전문가는 "루빈 출시를 앞두고 H200 재고를 떨 수 있게 된 젠슨 황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속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H200 수출 허가가 흐지부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정수/강해령 기자 hjs@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쉬운 돈은 끝' 트럼프 선택에 대혼란…비트코인도 무너졌다 [빈난새의 빈틈없이월가]](https://media.bloomingbit.io/PROD/news/c5552397-3200-4794-a27b-2fabde64d4e2.webp?w=250)
![[시황] 비트코인, 8만2000달러선 아래로…지난 1시간 동안 3억2000만달러 청산](https://media.bloomingbit.io/PROD/news/93660260-0bc7-402a-bf2a-b4a42b9388aa.webp?w=2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