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맨해튼 프로젝트'…핵 문제에도 LLM과 AI 에이전트 활용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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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미 에너지부는 제네시스 미션, AI, LLM, AI 에이전트를 통해 국가 안보와 경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보고서는 첨단 제조업, 원자력 및 핵융합, 전력망 현대화,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26개 전략 분야에서 생산성과 비용 구조를 혁신하겠다고 전했다.
  • 트럼프 정부는 일본과의 협력을 포함해 핵심광물, AI, 반도체 공급망을 축으로 한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작년 11월 발표 '제네시스 미션'

미 에너지부, 12일 26개 전략분야 계획 공개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국 에너지부(DOE)가 12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을 국가 과학 기술 전반에 통합해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발표한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의 핵심 과제를 공개했다. 제조업, 에너지 생산, 기초 과학 발전, 핵 안보 등 총 26개 전략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네시스 미션은 에너지부를 중심으로 산하 17개 국립연구소의 슈퍼 컴퓨터와 과학 데이터를 통해 '미국 과학 안보 플랫폼(ASSP)'을 구축하고,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와 협력하는 내용 등을 담은 트럼프 정부의 구상이다. 'AI판 맨해튼 프로젝트'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구체적인 분야별 전략 과제를 설명한 것이다. 적극적인 거대언어모델(LLM) 사용과 AI 에이전트 활용 계획이 두드러진다.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AI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과학 발견과 상업화에 AI 이용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제네시스 미션' 행정명령은 크게 세 가지 방침을 담고 있다. △연방 과학 데이터세트를 활용하기 위한 통합 AI 플랫폼 구축 △과학 기초 모델을 훈련시키고, 새로운 가설을 검증하며 연구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고 과학적 돌파구를 가속화할 AI 에이전트 창출 △국가 연구개발 자원 통합 등이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기술적 우위와 글로벌 전략적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다.

보고서는 AI를 활용해서 첨단 제조업의 생산성을 큰 폭으로 높이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과학적 발견이 상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죽음의 계곡' 현상을 AI로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새로운 제조 경로를 발굴하고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선 AI가 '돌파구' 역할을 해내기를 기대했다.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는 인간 연구자가 탐색하기 어려운 양자 연산의 복잡성을 AI가 해결하여 새로운 양자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자동화하게 하려는 계획이다.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는 '물리 정보 기반 AI'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우주 및 입자 물리 분야에서는 쿼크 단위의 미시 세계부터 우주론적 관측 데이터까지 동시에 학습하는 AI 모델을 통해 우주의 근본 원리에 대한 통찰을 도출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원자력 및 핵융합 분야에서는 AI를 통해 원자로 설계 및 인허가 절차를 혁신하여 건설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운영 비용을 50% 이상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원전 비용의 상당 부분은 까다로운 규제 준수와 문서 작업에서 발생한다"면서, "AI가 안전기준을 학습해서 규제 문서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위험 분석을 수행하면 계획 및 문서화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에너지부는 주장했다. "대리 모델, 에이전트 기반 워크플로우, 자율 실험실, 디지털 트윈 등을 포함한 설명 가능한 AI 솔루션을 사용하고,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복잡한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해석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쓰겠다"고 했다.

문서는 급증하는 데이터 센터와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AI로 전력망 의사결정 속도를 "20~100배 가속화해 전력망을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소스에 딥러닝 및 강화학습 기법을 적용해서 전력망 계획과 운영 및 보안 분야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전력망을 빠르게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의사속도가 '최대 100배' 빨라지는 것은 물론, "전력 비용 및 신뢰성을 최소 10% 이상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보고서는 적었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분야에서 미국의 산업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글로벌 반도체 환경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리더십을 보장하고, AI 컴퓨팅 및 국가 안보 응용 분야를 위해 무어의 법칙을 넘어서는 발전을 이루며, 6G(6세대) 통신 네트워크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 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전략 소재와 지하 에너지를 발굴하고 이를 관리하는 과정에도 AI가 활용되면 발견 및 개발 속도가 급격히 향상될 것으로 에너지부는 기대했다.

美, 'AI 맨해튼 프로젝트'…핵 문제에도 LLM과 AI 에이전트 활용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美, 'AI 맨해튼 프로젝트'…핵 문제에도 LLM과 AI 에이전트 활용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핵안보에 AI 적극 활용

미국 정부가 핵 안보 분야에서 AI를 과감하게 사용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눈에 띈다. 에너지부는 "미국의 적대국들이 전략 무기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복잡하다"면서 "이런 위협에 대응하려면 핵무기 생산 역량에 더 큰 유연성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부는 "설계기관(국방부 관련기관, DAs)과 생산기관(국방부 산하기관, PAs) 간 무기체계 이관은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면서 "설계 및 생산 공정을 아우르고 통합하는 AI 가속화 모델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런 지난 80년간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보고서는 미국이 "80년 이상에 걸친 방대한 기밀 과학 실험 및 핵무기 실험 기록과 비 기밀 핵 과학 역사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 중요한 정보의 상당 부분은 필기 노트, 인쇄물 또는 사진 형태로만 존재한다"면서 이를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 소유 데이터 세트를 제네시스 미션의 핵심 구성요소로 만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요구사항과도 부합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 AI 솔루션을 이용해 핵 사고나 방사능 위협 발생 시, AI 기반 융합 시스템을 통해 탐지부터 대응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며칠'에서 '몇 시간' 단위로 단축해서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에너지부는 설명했다. 미국은 향후 AI 분석 에이전트를 투입해 핵물질의 유출 경로와 기원을 신속히 추적함으로써 적대 세력에 대한 억제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서는 나아가 "핵 억지력에 대한 도전이 모두 외부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면서 "고위험 시설의 규제 절차는 느리고 분산되어 있어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는 비효율성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선의에서 비롯된 이런 정책은 더 이상 국가 핵 보안국(NNSA)의 현대화 및 생산 임무의 시급성과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전 기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안전 분석 및 문서화를 자동화하며, 대규모 시뮬레이션 캠페인을 자율적으로 구성 및 실행하면서 작업 계획을 지속적으로 짜는 감사 가능한 정책 기반 AI (LLM + 에이전트)를 도입하겠다"고 문서는 밝혔다. 단, "출처를 확인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디지털 규제 코퍼스를 구축하고, AI 출력에 대한 검증 및 테스트 실행환경(하네스), 강력한 접근 제어 및 종단 간 감사 로그를 갖춘 데이터 시스템에 이런 도구를 통합해야 한다"고 했다.

◆리스크는 거의 언급 안돼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미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과학 인프라와 인공지능 창의력을 동원하여 과학기술 발견 속도를 두 배로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26개 과제는 미국의 연구자와 혁신가들에게 제네시스 미션에 동참하여 미국 국민에게 혜택을 줄 과학 기술의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직접적인 행동 촉구"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AI에 민감한 데이터를 통합하는 데 따르는 위험성, AI가 통제를 벗어나거나 데이터가 유출되는 데 따르는 리스크 등은 대체로 거론하지 않고 긍정적인 면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또 실제 병목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지침서로 작성되었다기보다는 향후 정책의 방향을 밝히는 '선언문' 성격이 강한 셈이다.

한편 일본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제네시스 미션의 첫 번째 협력국이 됐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27일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제네시스 미션에 관해 에너지부와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핵심광물 분야 협력을 위한 '포지 이니셔티브', 핵심광물 60일치 비축을 위한 '프로젝트 볼트', AI 및 반도체 분야 공급망 협력을 위한 '팍스 실리카' 등을 잇달아 출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을 조성하고 중국 등에 휘둘리지 않는 핵심 공급망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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