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올릴 수 있다고 예고하며 기존 무역 합의를 번복하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대형 배터리, 전력망, 통신장비 등 6개 분야에 품목관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철강, 알루미늄 관세 계산법 변경으로 실질 부담을 높이려 한다고 전했다.
-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해 중국과 브라질에 이어 한국에도 15% 관세 부과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의 비관세장벽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높을수록 높은 관세율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장난치는 국가엔 더 센 관세"
무역합의 번복 땐 '보복'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이유로 미국과의 기존 무역 합의를 번복하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SNS에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고자 한다면 특히 수년, 수십년간 미국을 뜯어 먹어온 곳은 그들이 최근에 동의한 것보다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 나쁜 걸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후 부과하겠다고 한 글로벌 관세는 미 동부시간 24일 0시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1분) 발효됐다. 지난 20일 행정명령 서명대로 10%가 적용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를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만큼 조만간 행정명령이나 포고문을 통해 1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관세와 함께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불공정 무역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품목관세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품목관세, 법적 안정성 높아
韓에 車 15%, 철강 50% 부과…화학제품 등 6개 분야 확대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후 준비해둔 관세 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무역법 301조에 따르 불공정 무역국 조사에 나서고 미 동부시간 24일 0시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1분)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를 발효한데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관세 확대를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기존 상호관세와 유사한 수준의 관세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 배터리 등 품목관세 검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대형 배터리, 주철 및 철제부품, 플라스틱 배관, 산업용 화학물질, 전력망, 통신장비 총 6개 분야에 새 관세를 도입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품목관세 형태가 유력하다.
품목관세 부과를 위해서는 상무부가 각 품목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최장 270일이 소요된다.
트럼프 정부는 또 품목관세의 실제 강도를 높이기 위해 계산법을 바꾸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예컨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계산할 때 지금은 해당 원재료가 전체 제품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비례적으로 관세를 부과한다. 앞으로는 금속 함량에 따라 차등 관세율을 적용하되 이를 제품가격 전체에 적용해서 관세 납부 금액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품목관세는 법적 안정성이 높은 관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철강 관세를 도입한 경험이 있고 현재도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에 품목관세가 도입돼 있다.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추진중이다.
◇ 비관세장벽 피해규모 산정이 관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해서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법 301조가 기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의 영역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미 중국과 브라질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시작한 상태다.
무역법 301조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대중 관세를 부과할 때 활용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모든 상품에 대해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별, 품목별로 서로 다른 관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작동했다. 이는 301조 발동 방식이 특정 기업이나 산업 분야의 피해를 먼저 계산한 다음 상응하는 보복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상대국에 통지하고 공청회를 거치는 등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일단 도입되면 최고세율 등 제한이 없다. 트로이 스탠가론 전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 국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일단 조사 결과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IEEPA만큼 자유롭지는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든 IEEPA와 달리 무역법 301조는 '피해의 정도'를 따진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만큼 문제가 되는 것은 비관세장벽이다. 한국의 비관세장벽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크다고 주장해야만 높은 관세율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구조다.
피터 해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대담에서 "한국에 대한 15% 관세 부과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많은 불공정 관행을 조사해야 하겠지만 아마도 그들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플랜B 관세를 도입하려는 것은 글로벌관세가 기본적으로 150일까지만 유효한 관세이기 때문이다. 추가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올 여름 트럼프 (글로벌) 관세가 만료됐을 때 이를 연장하려는 어떤 시도든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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