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코스피지수가 6000을 돌파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000조원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 개인투자자가 한 달여간 19조원 넘는 K주식·ETF를 매수하며 '제2 동학개미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3차 상법 개정과 반도체·금융주 실적 개선 기대가 코스피지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천피 한달 만에 육천피
올해만 44% 급등
개인 1개월새 19조 '싹쓸이'
증시 질주 이끌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
3차 상법개정안 국회 통과

파죽지세로 오르는 코스피지수가 '꿈의 숫자'인 6000마저 뚫었다. '오천피'(코스피지수 5000)를 달성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수십 년간 이어져온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완전히 극복하고 세계 수익률 1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탄탄한 기업 실적과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K프리미엄 시대'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코스피지수는 1.91% 상승한 6083.86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지수 상승 속도는 유례없이 빠르다. 1000에서 2000을 돌파하기까지 약 18년4개월, 3000까지 13년5개월, 4000까지 4년9개월이 걸렸지만 5000까지는 3개월, 6000을 넘는 데는 1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5016조원)은 사상 처음 5000조원을 넘어섰다. 프랑스를 추월해 세계 9위에 안착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지난해(76%)에 이어 올해(44%)도 주요 20개국(G20) 중 압도적 1위다. 2위(튀르키예·25%), 3위(브라질·19%)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지난달 22일 5000을 넘어선 이후 랠리에 속도가 붙었다. 포모(FOMO·소외 공포감)에 휩싸인 개인투자자가 뒤늦게 참전하면서다. 동학개미는 지난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식 등을 19조원어치 넘게 싹쓸이했다.
전날 각각 20만원, 100만원을 돌파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도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각각 1.75%, 1.29% 상승 마감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9.16%, 12.70% 급등하며 지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급물살을 타는 점도 증시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이날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 집중투표제 확대 등에 이은 3차 상법 개정이다. 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는 "인공지능(AI) 혁명의 최대 수혜국인 한국 증시는 더 이상 할인받을 이유가 없다"며 "본격적인 주주환원 시대가 열리면 코스피지수는 주요국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약 15배) 수준인 8500대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급·체질' 레벨업에 개미 참전…코스피, 글로벌 1위 스프린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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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최단기간 5000에서 6000을 돌파한 건 반도체가 이끄는 상장사의 '이익 체력' 회복과 정부의 자본시장 체질 개선 정책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5000 벽을 뚫은 뒤 단기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뒤로한 채 숨 가쁜 랠리가 이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뒤늦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19조원 넘는 K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이 100조원에 달하는 만큼 '제2 동학개미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주식 싹쓸이하는 개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5000을 처음 돌파한 지난달 22일 이후 한 달여간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ETF를 포함해 총 19조23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천피'의 주역인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4000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개인은 국내 증시에 큰 관심이 없었다. 우상향의 믿음은 미국 증시에 집중됐다. 개인의 '국장' 매수세를 자극한 건 포모(FOMO·소외 공포)였다. 지수가 5000선에 다가서자 개인들은 은행에 쌓아둔 돈을 꺼내 국내 증시 추격 매수를 개시했다.
국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에만 각각 22조4705억원, 2조4133억원 급감했다. 개인은 대신 ETF를 집중 매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이후 4거래일간 코스피지수가 8%대 급등한 건 개별 주식보다 ETF를 대거 매집한 결과"라고 말했다.
뒤늦게 참전한 개인은 큰 규모로 빚을 내 투자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1년 전 21조4009억원이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지난 23일 31조7123억원으로 48%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108조2900억원으로,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도체가 끌고 금융주가 밀고
개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배경에는 대장주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 반도체까지 부족해지며 반도체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151억15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4.1%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79조7644억원, 153조5068억원이다. 전년 대비 312.29%, 225.18% 각각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반도체 업종의 약진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88% 불어난 572조2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수가 단기 급등했지만 고평가 논란이 거세지 않은 이유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4배로, 여전히 과거 10년 평균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실적 추정치가 계속 상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증설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날 맥쿼리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301조원, 272조원에 달할 것이란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각각 34만원, 170만원으로 상향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에 대한 의지도 개인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지수 5000에 이르기까지는 반도체와 조선, 방위산업 업종 기여가 컸지만, 6000 돌파는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주도했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커지자 금융주들은 '만년 저평가 업종'이란 꼬리표를 뗐다. 지수가 5000을 돌파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불어난 상위 종목 리스트엔 미래에셋증권(약 21조원)과 KB금융(약 11조원)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로 기간을 넓히면 건설(65.7%) 전기전자(59.1%) 금융(41.8%) 업종 등이 크게 상승했다.
심성미/강현우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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