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중국은 올해 양회에서 사상 첫 4%대 성장률 목표 제시 가능성과 함께 목표 하향 시 증시 변동성 확대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했다.
- 중국은 재정적자 비율 4% 유지, 지방채 발행 확대, 인프라 투자, 전략 산업 투자 확대 및 소비 비중 45% 상향 등을 통해 5% 안팎 성장률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은 국가발전계획법, 반도체·인공지능(AI)·로봇·차세대 통신 등 전략 산업에 대한 국가 주도 투자와 시진핑 1인 체제 강화 속에서 미·중 무역 및 기술 패권 경쟁의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DEEP INSIGHT
4·5일 개막하는 中 최대 정치행사 '양회' 관전 포인트
사상 첫 '4%대 성장률' 내놓을까
경기둔화·내수 위축에 수출전망 불확실
5% 이하 낮출땐 자금이탈 등 후폭풍
지방채 발행·인프라 투자로 방어 나설듯
AI·로봇 등 기술 패권 주도 승부수
국가발전계획, 법률로 격상해 제도화
중장기 전략의 연속성·집행력 공고히
習, 내년 4연임 결정 … 1인 체제 강화
권력 안정 위해 軍 숙청 계속될지 주목
국방비 3년 연속 7%대 늘려 軍 현대화
대만 문제엔 외부 간섭 배제 강조할 듯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4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정책 자문기구인 정협과 입법 기관인 전인대를 아우르는 양회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정책 기조를 공식적으로 확정하는 자리다. 올해 양회에선 성장 방어, 기술패권 장악, 체제 안정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첫 4%대 성장률 전망
고속성장 시대 막내린 中…시험대 오른 '시진핑 1인 체제'이미지 크게보기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양회의 핵심 중 하나다.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공개하는데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 기조, 지방채 발행 규모 등이 성장률 목표치에 따라 좌우된다.
2023년부터 양회에서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는 줄곧 '5% 안팎'이었다. 매년 목표치도 달성했다.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기 둔화, 내수 위축, 길어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이 맞물려 구조적 난제가 두드러져서다. 여기에 세계 질서 재편을 노리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베이징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4%대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4.5~5%다. 중국은 건국 이후 단 한 번도 성장률 목표치를 5% 아래로 제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31개 지방정부 중 20곳 이상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했다. 경제 규모 상위 10개 지방정부 중 8곳도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췄다.
다만 5% 안팎이라는 유연한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올해는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첫해다. 성장률 목표를 5% 아래로 낮추면 중국 지도부가 감수해야 할 정치·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4%대 성장률 목표는 그간 중국의 고속 성장 국면이 막을 내렸다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중국 지도부의 자신감 약화로 인식돼 증시 변동성 확대, 외국인 자금 대거 이탈 등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책 여지를 남기는 성장률 목표 범위를 내놓고, 지난해 4%로 확대된 재정적자 비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채 발행 확대와 인프라 투자 강화로 5% 안팎의 성장률 달성을 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세제 감면, 전략 산업 투자 확대, 지방정부 부채 관리 등 정책 패키지를 활용해 소비 진작을 꾀할 확률이 높다. 이를 위해 40%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굴기 '법제화'
올해 양회에서 확정할 15차 5개년 계획에는 성장 둔화와 글로벌 질서 재편 속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 명확하게 담긴다. 과학기술 자립, 첨단 제조업 강화, 공급망 안정 등의 선언적 목표를 넘어 '중속(中速) 성장' 속 신산업 정책의 기틀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택될 국가발전계획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인 5개년 계획의 수립, 심의, 승인, 집행, 감독 전 과정을 규정하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중장기 경제 청사진인 5개년 계획을 당의 건의와 국무원의 편성, 전인대의 승인이라는 정치·행정 절차에 따라 운영해 왔다. 산업화, 도시화, 첨단기술 육성 등의 국가 전략을 당내 규정이나 정책 문서 형태로 관리했다.
이런 국가 발전 계획 체계를 올해 양회를 통해 법률로 격상해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식 경제 운영 모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대한 제도 변화라고 보고 있다. 70여 년간 이어져온 계획 체계를 처음으로 법적인 틀 안에 편입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정부는 장기 발전 전략을 좀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는 미·중 첨단기술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임시적이고 단기적인 경기 부양보다 중장기적인 구조 전환에 나서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 발전 청사진 수립을 위한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계획 수립 과정의 절차적 기준을 명문화하면 정책 연속성과 집행력, 감독 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략 산업 육성 정책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행정 절차 정비를 넘어 중국식 거버넌스 구조를 한 단계 더 제도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통신 등 전략 산업에 대한 국가 주도 투자를 더욱 강화해 단순한 산업 정책만이 아니라 경제 성장 모델의 구조적 전환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의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 굴기가 부각되지만 첨단기술이 중국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은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발적인 혁신과 투자만으로는 궁극적으로 미국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대만 이슈엔 강경
중국 정부의 외교 기조도 명확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1일~4월 2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중 글로벌 전략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양회 때 천명되는 관세·기술 통제·공급망 재편에 관한 중국의 대응 원칙이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내정 간섭에 날 선 비판을 이어왔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관계가 양국에 유리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때문에 올해 양회에서도 상호 존중과 충돌 회피 기조 아래 핵심 이익을 수호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과거에 비해 선명한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대만 독립과 외부 간섭 반대를 강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외 개방 기조는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 외국인 투자 유치와 수출 다변화를 동시에 챙기기 위해서다.
시진핑 1인체제 공고화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1인 체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 주석의 4연임 여부는 내년 2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결정된다. 대회를 1년 남짓 앞두고 이미 사정 작업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올초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숙청된 군부 2인자 장유샤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에 대한 후속 처리도 올해 양회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양회는 시 주석의 권력 안정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국방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방비를 3년 연속 7% 이상 늘리며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은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다. 재정지출과 함께 국방지출을 꾸준히 확대하며 정치·군사·경제 정책을 결합한 국가 운영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양회는 경제 회복, 기술 자립, 정치 안정, 외교 기조의 중심축이 어떻게 기능할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 및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향후 중국 정책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인 데다 중국 경제 역시 구조적인 변곡점에 놓여 있어 올해 양회는 특히 더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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