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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군사적 충돌까지…롤러코스터 타는 비트코인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20% 넘게 하락해 1억원을 밑돌며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미국·이란 공습과 워시 쇼크, 관세 공세 등으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비트코인에 대한 매도 압력이 커지고, 시장 심리는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 일부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론과 함께,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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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쇼크' 이후 투자심리 꺾여

올 20% 넘게 하락, 1억원 밑돌아

공습 직후 한때 저가매수세 유입

시장 심리는 '극단적 공포' 구간

비트코인 가격이 한 달 넘게 내리막을 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하락하며 1억원을 밑돌고 있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가 차기 Fed 의장에 지명된 '워시 쇼크' 이후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도 악재로 작용했다.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 자체가 약해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다만 단기간에 가격이 대폭 떨어진 만큼 저가 매수 기회가 생겼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시장에선 당분간 비관론과 낙관론이 공존하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냉각된 투자심리

3일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일 오전 9시 기준 97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23.8% 떨어졌다. 사상 최고가를 쓴 지난해 10월 9일(장중 1억7987만원) 이후 4개월여 동안에만 45.7% 추락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진 뒤 비트코인은 국내에서 9200만원 선까지 후퇴했다. 일반적으로 전쟁이나 국지적 충돌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는 국면에서는 투자자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달러, 금, 미 국채 등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 과정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매도 압력이 커지기 쉽다. 달러 기준으로도 6% 이상 급락해 6만3000달러대 초반까지 밀렸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기술적 반등세를 보이며 9700만원대로 회복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연출된 과매도 양상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6만7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시장은 이란 공습과 하메네이 사망으로 한때 커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일부 걷힌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먼저 가격에 반영된 뒤 나타나는 '안도 랠리' 성격의 반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0.64%를 나타냈다. 김치프리미엄이 높을수록 국내 거래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높다는 의미다.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11로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가 공포 속에 매도에 치우칠 가능성이 크고, 100에 근접할수록 과열로 인한 조정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의 부진은 올해 다른 자산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지난 1월 연거푸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트로이온스당 5600달러를 돌파했을 때도 약세였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보합세임을 고려하면 위험자산인 주식과도 가격 흐름이 다르다.

'워시 쇼크'가 비트코인 가격을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진 영향이다. 비트코인은 이자뿐 아니라 배당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주식보다 매력이 떨어진다. 암호화폐업계에서는 빚을 내 투자한 레버리지 거래 비중이 큰 수급 구조가 비트코인 하락 폭을 키웠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정 악재가 발생해 가격이 급락하고, 그 여파로 강제 매도가 쏟아지고, 이 때문에 가격이 더 내려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글로벌 관세(10%)가 붙은 지난달 24일이 대표적이다. 미국 정부가 또 한 번 관세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9200만원대로 급락했다.

◇강해진 비관론

시장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비관론이 강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달 비트코인의 올해 목표가를 기존 1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30만달러에서 15만달러로 대폭 조정한 지 두 달 만이다. 이 은행은 투자심리가 더 악화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약 7200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제프리 켄드릭 SC 디지털자산 부문 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암호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이 가속하는 가운데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희박해졌다"며 "향후 몇 달 안에 추가적인 투매(capitulation)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명예교수는 최근 국제 오피니언 플랫폼에 쓴 기고를 통해 "지난 1년간 지정학적 위기에서 금값은 60% 올랐지만, 비트코인 가치는 6% 하락했다"며 "비트코인은 헤지(위험 회피)가 아니라 위험을 증폭시킨 수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매수할 때라고 보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 채굴기업으로 시작해 블록체인 투자회사로 전환한 비트퓨리의 발 바빌로프 회장은 최근 SNS를 통해 "이번 가격 하락은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저가에 비트코인을 확보할 기회"라고 밝혔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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