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국제 등유 가격이 하루 만에 77.7% 폭등해 배럴당 231.41달러를 기록하며 실물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국제 등유 가격 급등이 약 일주일 시차를 두고 국내 리터당 3000원 수준의 소비자 가격 폭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등유·항공유 공급 부족 우려로 항공료와 물류비, 신선식품 가격 및 소비자 물가 상승 등 실물 경제 도미노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호르무즈 만 봉쇄 사태 여파
하루만에 배럴당 230달러로 시장 '패닉'
전문가들 "화훼농가 등 등유 직격탄 우려"
비닐하우스 난방부터 항공료까지
실물 경제 '도미노 타격' 초읽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등유가격이 하루사이 77% 폭등하는 전례없는 '가격 발작'이 벌어졌다. 서민 난방비와 비닐하우스용 연료를 써야하는 화훼농가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다는 관측이다. 이대로 호르무즈 사태가 지속되면 항공료, 물류비용 상승까지 겹쳐 실물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루새 배럴당 100달러 인상 '가격 발작'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 등유 가격은 3월 3일 배럴당 130.24달러에서 4일 231.41달러로 하루 만에 77.7% 폭등했다. 휘발유(9.2%)나 경유(15.3%) 상승 폭을 서너 배 이상 앞지르는 '이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오피넷이 공표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아시아시장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현물 시장 가격(MOPS)을 기준으로 한다. 국내 정유사들이 대리점이나 주유소에 내보내는 공급가를 산정할 때도 이 싱가포르 가격에 환율을 반영하는 구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하루 100달러 가격 상승은 국제 석유 시장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수치로 현재 정확한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했다. 등유값의 이상 폭등 현상을 두고, 정유업계의 선제적 대응, 항공유 폭등, 일부 글로벌 '큰손'들의 사재기 등 여러 관측이 혼재한다. 중동의 미들 유분(중간유분·등경유)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시장의 공포 심리가 대체재가 적은 등유에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송선 입항이 끊길 것을 대비해 주요 정제설비 가동률을 10%가량 낮추는 정책적 검토가 한국과 일본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동률을 낮추면 등유와 항공유 생산량이 즉각 줄어드는데, 이 공급 부족 우려가 싱가포르 거래소의 매수 쏠림 현상을 유발해 일시적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등유 가격의 급등은 약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매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국내 정유사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과 환율을 기준으로 공급가를 산정하는데, 현재의 폭등세가 유지될 경우 일주일 내에 소비자 가격에 '폭탄'이 투하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미 현물가 기준 다음 주 등유 공급가를 리터당 3000원으로 통보하는 곳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각국이 친환경 정책(SAF 등)을 이유로 항공유 및 등유 관련 시설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아랍권 의존도가 심화됐다"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정제 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지정학적 위기 시 등유와 항공유의 공급 변동성이 타 제품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실제 유통사(대리점 등)에 가격 인상을 사전 통보하고, 이는 다음 주 소비자가격으로 반영된다. 사전 공급 가격을 가늠해야 유통사들도 재고 물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의 '이상 폭등세'는 며칠 지나면 다소 진정될 가능성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비닐하우스부터 '폭격'... 리터당 3000원 가나
문제는 이런 등유값 고공행진이 지속됐을 때다. 등유값 상승의 타격은 농어촌 지역과 에너지 빈곤층 부터 올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등유는 화훼농가와 채소 농가에 필수적인 비닐하우스 난방이나 영세 공장 가동에 쓰인다. 등유값 폭등은 단순 생산 원가 상승을 넘어 생산 포기 사태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곳 신선식품 가격 인상과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이될 수 밖에 없다.
산업계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등유와 성분이 동일한 항공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항공사들의 유류비 부담이 임계치에 도달할 수 있고, 각종 물류비도 연쇄적으로 올라갈 수 잇다.
설령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조기에 풀리더라도 물류 시차 때문에 수급 정상화까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가 하루 단위 가격 변동을 즉각 반영하진 않겠지만, 10일 평균가를 고려하면 다음 주부터 대리점 공급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김대훈/김리안/하지은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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