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증권가는 미국-이란 전쟁이 '제한적 종전'으로 귀결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까지 하향 안정화되며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반면 지상군 투입 등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는 초강세가 유지되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부정적 파급력이 확대돼 증시에 추가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증권가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보장 시그널이 나와야 원화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매 가능성이 완화되고 금융시장의 안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는 증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제한적 종전'시 유가 60~70달러 하향 안정화"
"배럴당 120달러 넘을 경우 증시 추가 하방 리스크"

미국-이란 전쟁으로 코스피지수가 변동성을 키우는 이른바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유가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보장이 이뤄져야 실질적 종전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한편 출구 없는 소모전으로 장기적인 공급망 손실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4% 오른 5609.95에 거래를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한 영향에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됐으나 장중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 전역을 폭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현재 증시는 유가 추이에 따라 변동성을 크게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국 중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가장 취약한 국가에 포함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수입액 비율이 일본과 독일을 웃돈다.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72%에 달하고,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다.
정부 발표대로 원유의 경우 200일 이상 여유가 있지만 제조업 원료인 나프타(30~60일)와 국가 동력원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14~30일)는 상대적으로 재고 주기가 짧다. 특히 LNG는 중동 이외 수입처 다변화로 재고 소진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나프타는 58%가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3~4개월 이후에는 석유화학 분야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된다.
증권가에선 일단 유가 급등에 따른 정치적 부담으로 미국과 이란이 '제한적 종전'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이럴 경우 인프라 복구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미국 등 선진국 주도의 전략 비축유(SPR) 방출과 사우디 등 여타 국가의 증산 공조로 국제유가가 올 2분기 평균 배럴당 80달러, 하반기에는 60~70달러까지 하향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대로 지상군 투입 등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망 손실 등이 불가피해 증시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두 나라가 외교적 출구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긴장감이 계속돼 글로벌 물류와 에너지 공급망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붕괴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평균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는 초강세가 유지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 파급력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물류비용 급증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와 유류세 인하 연장에 따른 재정 부담 가중 등이 증시에 추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일 경우 강(强)달러를 자극해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취약성이 유가 폭등 국면에서 무역수지의 급격한 악화로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타격이 미국 대비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럴 경우 국가 신용 위험과 결부된 리스크 프리미엄이 환율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원화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매를 촉발하는 구간에 노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선 단순 정치적 종전 선언 대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안전 보장 시그널이 나와야만 증시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종전 선언은 이란에 실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도 포함돼야 한다"며 "실질적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이 이뤄져야 금융시장의 안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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