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13일 시행…주유소 휘발유값 1900원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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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요약

  •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13일부터 시행하며 휘발유 도매가를 3월 첫째 주 L당 1830원대 이하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정유사 손실액은 정부 재정으로 보전하고, 정유사 석유제품 수출작년 수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국제 정제 마진이 배럴당 6달러에서 33달러로 확대돼 정유사 수익성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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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 13일 시행

휘발유 도매가 1800원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자 지난 11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차량이 몰리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98.78원으로 전날보다 5.5원 내렸다.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자 지난 11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차량이 몰리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98.78원으로 전날보다 5.5원 내렸다.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소매가의 가파른 상승을 막기 위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 인상을 제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13일 0시부터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의 주유소 공급 가격에 일괄 상한선을 두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정유회사 네 곳은 가이드라인을 넘는 가격으로 주유소와 대리점에 석유 제품을 공급할 수 없다. 정부는 국제 가격 변동을 반영해 2주마다 최고가를 고시하기로 했다.

13일부터 적용되는 첫 번째 최고가는 2월 넷째 주 공급가(도매가) 평균치에 국제 석유제품가격(MOPS) 변동률 등을 반영해 계산했다. 앞으로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첫째 주 도매가(휘발유 기준 L당 1830원대) 이하로 석유제품 가격을 관리하는 게 목표다. 소매가격은 지역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L당 1900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가 보는 손실은 검증을 거쳐 재정으로 보전해주기로 했다. 또 정유사들이 가격 통제를 받지 않는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작년 수준 이상으로 수출할 수 없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유가 치솟자 속도감 있게 추진

정유사 손실액은 재정으로 보전…석유제품 수출도 작년수준 제한

정부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호르무즈해협 사태발(發) 유가 급등으로 취약계층이 받을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기에는 '로켓'처럼 가격이 오르고 하락기에는 '깃털'처럼 천천히 하락하는 현상을 바로잡아 서민 경제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유사가 입을 손실을 차후 재정으로 보전해 주는 방식이어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유사 공급가에 '일괄 상한선'

산업통상부는 12일 보통휘발유와 경유, 등유를 대상으로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13일 0시를 기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최고가격제란 정유 4사가 자율적으로 책정해 온 공급가에 '일괄적 상한선'을 두는 방식이다. 정유사는 각 대리점(직영)이나 주유소(자영)의 실적과 경쟁 상황에 따라 L당 공급가를 깎아주거나 더 받아왔는데, 앞으로는 '이 가격 위로는 받지 말라'는 절대적 가이드라인이 생기는 셈이다.

최고가격은 유가 급등 직전인 2월 넷째주 정유사의 공급가 평균치에 국제 석유제품가(MOPS) 변동률과 제세금을 합산해 산출했다. 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정유사 평균 공급가(세후 기준)는 L당 휘발유 1616원, 경유 1545원, 등유 1061원이었다.

고시 주기는 2주로 정했다. 양기욱 산업부 자원안보실장은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해 조정 주기를 2주로 설정했다"며 "매주 조정하면 가격 안정 효과가 떨어지고, 기간이 너무 길면 국제 시세와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3월 첫째주 세후 공급가(휘발유 1830원대, 경유 1930원대)를 기준으로 가격이 이보다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주유소가 실제 판매하는 제품 소비자가격은 휘발유 기준으로 도매가보다 50원~100원가량 높은 1800~19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전쟁 직전인 2월 4주의 유종별 도매가(주유소 공급가)와 소매가의 차이는 휘발유 75원, 경유 49원, 등유 251원 등이었다.

주유소 소매가 '정밀 모니터링'

정부는 주유소 판매가(소매가)는 직접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역별 임대료와 경영 전략이 상이해 일률적인 가격 적용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 대신 주유소들이 연쇄적으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모니터링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도소매 가격차 상위 30개 주유소'를 공표하고,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착한 주유소'를 게시하는 프로그램을 조만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운영에 따른 정유사 손실을 분기별 사후 검증을 거쳐 정부 재정으로 보전해 주기로 했다. 정유사가 자체 원가 대비 손실액을 입증하면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액정산위원회가 이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정유사가 국내에 제품을 공급하는 대신 수출물량을 늘릴 것에 대비해 수출을 2025년 같은 기간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호르무즈 사태가 진정되고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는 수출물량 통제에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수출 비중이 60% 수준으로 평년보다 적어 수출물량을 작년 수준에 맞추라는 것은 수익을 포기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 원유 정제 마진이 2월 초 배럴당 6달러 수준에서 최근 약 33달러로 확대돼 정유사 수익성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문제는 사태 장기화 여부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정유사 재고가 줄고, 정부 재정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은 가격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2주 사이 국제 가격 변동이 심해지면 정유사 손실이 폭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김리안/성상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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