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안정 중시하는 신현송…'선제적 금리인상'은 신중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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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신현송 후보자는 금융안정, 부채 규모, 글로벌 유동성을 중시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고 전했다.
  • 신 후보자는 포워드 가이던스, K점도표 등 중앙은행의 소통 방식에 신중하면서도 정밀한 진화를 통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문가들은 신 후보자가 미국 기준금리, 환율, 국제 유가, 가계 부채, 자본 유출 등 외부 변수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이자율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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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후보자 논문 15편 살펴보니

주택 대출·외화유동성 규제 등

금융건전성 강조, 선제 대응 전망

중앙은행의 지나친 투명성 경계

한은 'K점도표' 유지 여부 관심

< 이창용과 대담하는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오른쪽·당시 국제결제은행 조사국장)가 2023년 2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담하고 있다. 한경DB
< 이창용과 대담하는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오른쪽·당시 국제결제은행 조사국장)가 2023년 2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담하고 있다. 한경DB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는 환경에서 통화정책 수장을 맡게 됐다. 그의 대표 논문 15편을 분석해 보면 신 후보자는 통화정책을 펼칠 때 물가뿐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부채 규모와 자금 흐름, 글로벌 유동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금융안정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신 후보자가 시장의 우려처럼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설 경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따라서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고조될 경우에도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한은과 시장의 소통방식

신 후보자는 1998년 '자기실현적 통화공격 모형의 유일균형' 논문을 통해 통화위기가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때문만이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의 상호 기대와 금융 변수에 따라 증폭될 수 있음을 입증해 처음 주목받았다. 이는 통화정책에서도 물가·성장뿐 아니라 시장의 기대 조정과 금융 변수를 함께 봐야 한다는 시각으로 이어졌다.

2002년 논문 '공공정보의 사회적 가치'에서는 중앙은행의 과도한 정보 공개가 오히려 시장 참가자들이 공적 신호에 지나치게 의존해 시장 쏠림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정책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신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이미 이자율이 낮은 상황에서 물가를 잡아야 하는 중앙은행이 사용하는 고육책"이라며 "신 후보자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금융시장에 지나치게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신 후보자는 중앙은행의 소통 방식을 정밀하게 진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창용 총재가 지난 2월 도입한 'K점도표'를 확대 발전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거시경제 반영한 금융안정

2008년 '금융중개기관, 금융안정, 그리고 통화정책' 논문을 기점으로 신 후보자의 관심사는 금융안정 수단으로 이동했다. 신 후보자는 이 논문에서 금리 인하가 단순히 경기 부양 효과에 그치지 않고, 금융회사의 부채 확대를 유도해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2011년 논문 '바젤Ⅲ를 넘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은 신 후보자의 실질적인 정책 선언문으로 평가된다.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자본규제만으로는 부족하고, 금융회사 대출·외화 조달 등 시스템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건전성 수단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나타냈다.

2018년 '왜 은행자본이 통화정책에 중요한가' 논문에서는 금융위기의 조기 신호로 비핵심 부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핵심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위험 프리미엄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은행이 예금이 아니라 시장성 자금에 의존할수록 시스템 취약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신 후보자가 한국의 부동산 대출 및 외화유동성 규제, 비핵심 부채 관리에 깊은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상엽 연세대 교수는 "국제결제은행(BIS) 출신답게 신 후보자는 은행과 가계 부문이 지나치게 부채를 일으켜 위험을 부담하는 것을 경계했다"며 "그가 강조하는 선제적인 대응은 단순한 금리 인상을 넘어 부채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 글로벌 유동성…"국내 변수만으론 부족"

중앙은행이 글로벌 금융 여건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신 후보자의 가장 독자적인 학문 영역으로 평가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국내 물가와 성장률만 보는 것은 부족하며, 특히 한국 같은 개방 경제 국가는 글로벌 달러 흐름과 국경 간 은행신용을 함께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저금리가 신흥국 신용팽창과 자본유입을 키우는 메커니즘을 설명한 '자본흐름과 통화정책의 위험 추구 경로(2015년)'는 국내 경기상황만 보고 금리를 정하는 중앙은행의 한계를 지적한 대표 논문이다.

신 후보자는 "달러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위험 감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며 "은행 부문 자본 흐름을 결정하는 데 있어 글로벌 요인이 국내 요인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연구 이력을 들어 전문가들은 신 후보자가 선제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물가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황과 환율, 국제 유가 등 외부 변수가 주원인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 교수는 "달러 강세·원화 약세로 자금 유출이 심해지고, 높은 수준의 가계 부채가 경제를 어렵게 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이자율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심성미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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