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일본 주가, 엔화 가치, 국채 가격이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 원유 가격 고공행진과 일본의 무역적자 확대 전망 속에 닛케이지수가 급락하고 엔화 약세가 심화되며 일본 정부의 엔화 매수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일본은행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국채 금리가 2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일본 경제에 최대 15조엔의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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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에 일본에서는 주가, 엔화 가치, 국채 가격이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가속하고 있다. 원유 수입의 95%가량을 중동에 의존하는 탓에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오전 종가 기준 직전 거래일 대비 4.57% 떨어진 50,936을 기록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원유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며 기업 실적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적극 재정을 내건 '사나에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올해 2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58,850까지 치솟으며 60,000 돌파를 기대하게 했지만, 이제는 50,000 밑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날 오전 종가 기준 일본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는 6% 넘게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종목 과열 우려에 소프트뱅크그룹(SBG)은 9% 이상 급락했다. 스즈키 마사히로 다이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소재 기업부터 예상 실적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제조업 전반으로 하향 조정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값도 떨어지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60엔대 중반까지 상승(엔화 가치는 하락)하며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동 정세 악화에 '위기 때 달러 매수' 현상이 이어지며 달러가 강세인 반면, 유가 상승으로 일본의 무역적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일본 정부의 엔화 매수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엔저에 대해 "이 상황이 계속되면 이제 단호한 조치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무라 재무관이 '단호한 조치'라고 표현한 것은 2024년 7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원유 선물시장에 더해 외환시장에서도 투기적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경고의 뜻을 나타냈다.
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급등(국채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한때 연 2.39%까지 상승하며 1999년 2월 이후 약 2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일본은행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며 채권 매도세가 확산했다.
일본은행이 최근 일본 경제의 수요에서 공급력을 뺀 '수급갭'을 재추계한 결과 약 4년 전부터 '수요 초과' 상태로 나타난 것도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이르면 4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일본 내각부는 수입 자원 가격 상승이 일본 경제에 최대 15조엔의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산을 발표했다. 자원 가격이 전년 대비 50% 상승하면 일본 경제의 비용은 9조엔, 국내총생산(GDP) 대비 1.4% 정도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자원 가격이 80% 오르면 비용은 15조엔, GDP 대비 2.3%가량 늘어난다는 추정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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