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오일쇼크' 우려… 원유 경보 '경계' 격상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정부가 중동 분쟁 장기화로 원유 위기경보 '경계(3단계)', 천연가스 '주의(2단계)'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민간 원유 재고 20% 이상 감소, LNG 현물 가격 폭등 등으로 전력·난방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 정부가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 공영주차장 5부제, 원전 이용률 확대,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 연장, 에너지 수요관리(DR) 강제 참여 가능성 등을 포함한 고강도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Loading IndicatorLoading Indicator

가스도 주의로 한 단계 올려

공공기관 2부제·전국 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민간은 자율 참여 유도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3단계)'로, 천연가스(LNG)는 '주의(2단계)'로 각각 한 단계씩 올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19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에너지 수급 위기로 전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8일부터 전국 1만1000여 개 공공기관에서 승용차 2부제(홀짝제)를 시행하는 등 고강도 수요관리 대책이 시작된다.

산업통상부는 1일 관계기관 자원안보협의회를 열어 원유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천연가스는 '관심'에서 '주의'로 2일 0시부로 높이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원유 경보 상향 이유로 호르무즈를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입항한 이후, 열흘 넘게 원유 도입이 멈추는 등 국내 도입 차질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고시에 따르면 원유 경보 3단계는 수송로의 일부 봉쇄와 국내 민간 원유 재고가 직전 일주일 평균 대비 20%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지표가 악화했을 때 발령된다.

천연가스 경보는 지난 5일 카타르의 공급불가(불가항력) 선언 이후 현물 구매 등을 통해 연말까지 수급이 가능하지만, 국제 가격 급등으로 전력과 난방요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상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에너지 소비를 강제로 줄이는 고강도 수요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일부터 전국 1만1000여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기존 승용차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격상한다. 출퇴근 차량뿐만 아니라 공용차도 적용 대상이다.

3만여 곳 전국 공영주차장에는 '5부제(요일제)'가 민간 차량도 예외 없이 적용한다.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2부제 및 주차장 5부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전기·수소차, 장애인·임산부 차량, 긴급 자동차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민간 승용차에 대한 전면 5부제는 아직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호르무즈 대체 원유 도입도 본격화하기 위해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을 가져오고, 민간 대체원유 스와프를 본격화하는 등 고강도 대책도 마련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위기 경보 격상에 맞춰 한 단계 높은 대응체계로 전환하겠다"며 "국민께서도 엄중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공 2부제 강제도입

정부가 원유 위기경보를 '경계(3단계)'로 격항하고 천연가스(LNG)를 '주의(2단계)'로 올린 것은 중동 분쟁발 에너지 공급망 붕괴가 더 이상 가상 시나리오가 아닌 실제 위협이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중동발 원유 입항이 사실상 끊긴 지 열흘을 넘기며 민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자, 정부는 공공기관 차량 100만여대에 대해 '홀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 차량에 대한 완전한 5부제 등은 당장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끊긴 원유 수송로·민간 재고도 고려

원유 위기경보 '경계' 단계 발령의 핵심적인 방아쇠는 민간 원유 재고다. 산업통상부의 국가자원안보 고시에 따르면, 수송로 일부 봉쇄와 함께 국내 민간 재고가 직전 일주일 평균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경우 3단계를 발령한다. 지난달 20일 마지막 유조선 입항 이후 후속 물량이 12일째 끊기면서 수급 상황이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의 단계에서는 시장 모니터링과 자율 절약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정부가 직접 수급에 개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천연가스의 경우에도 최대 공급국인 카타르가 지난달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현물 가격이 폭등해 연료비 및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졌다는 것이다.

다만 산업부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추가로 확보한 호르무즈 대체 원유 2400만배럴이 국내에 순조롭게 도입 중이라고 밝혔다. 200만배럴은 국내에 보관 중인 UAE 국제 공동 비축 물량으로 이미 국내 정유사에 인도했으며 200만배럴은 지난달 30일 국내 모처에 하역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천연가스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는 에너지 믹스를 재조정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부는 발전용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 원전 이용률을 끌어올리고, 폐쇄 예정이었던 노후 석탄발전소의 가동 시기를 한시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가스공사가 확보한 LNG는 필수 산업시설에 우선 배정한다. 산업부와 한국가스공사는 동아시아 LNG 현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본·대만 등 인접국과의 '스와프(교환)'도 타진 중이다.

8일부터 공공기관 '홀짝제'… 경차·하이브리드도 포함

3단계 격상에 따라 수요 감축 대책이 시행된다.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되던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국공립 초·중·고교 등 1만 1000여 개 기관이, 100만여대의 공공차량이 대상이다. 홀수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1·3·5·7·9)인 차량, 짝수일에는 짝수인 차량(2·4·6·8·0)의 운행이 제한된다.

장애인·임산부 동승 차량, 전기·수소차, 대중교통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의 차량은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공공기관장이 운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차량도 2부제와 무관하게 운행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수소차와 달리 적용 대상이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과 공공기관을 방문하는 민원인 차량은 5부제가 적용된다. 지방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노상·노외 유료주차장 약 3만 곳이 대상이다. 정부는 민간 부문 승용차 5부제는 전면 도입하지 않고 '자율 시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에너지 수급 상황뿐 아니라 국민 불편과 경기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기후부는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를 시행하면 월 1만7000~8만7000배럴의 휘발유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계 단계 발령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민간기업 등에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른 민간에 대한 '에너지 사용제한'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기후부가 2단계에서 석유류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업체에는 에너지 절감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청한 만큼, 에너지 수요관리(DR) 강제 참여를 요구하면 산업계로 여파가 확산될 수도 있다. DR제도란 정부가 사용감축을 요구하고 차익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백화점과 호텔 등 대형 건물의 네온사인 및 야간 경관 조명 가동이 금지하거나, 출퇴근 시간에 유연근무는 제도 등도 가능하다. 오일영 기후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감축 권고사항인 재택근무 확대, 고속도로 속도 감속 등의 카드도 상황에 따라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박종관 기자 daepun@hankyung.com

#거시경제
#정책
한경닷컴 뉴스룸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hot_people_entry_banner in news detail bottom articleshot_people_entry_banner in news detail mobile bottom articles
방금 읽은 기사 어떠셨나요?




PiCK 뉴스

해시태그 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