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이라크戰 이어 3번째 전쟁…美, 왜 이렇게 중동에 집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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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이란과의 전쟁을 포함한 중동 개입은 중동이 세계 에너지 수송제조업 목줄을 쥔 지정학적 교차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이란 전쟁 이후 록히드마틴노스롭그루먼 주가가 각각 20%, 14% 이상 상승하는 등 중동 긴장이 미국 방산업체 매출 확대를 이끈다고 전했다.
  • 걸프 6개국 오일머니미국 금융자산에 대규모로 투자되고, 페트로 달러 시스템이 유지되며 미국 금융업계와 자산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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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INSIGHT

중동 패권 쥐려는 5가지 이유

(1) 3개 대륙 만나는 에너지 수송 밸브

(2) 방위·군수산업 新 수출기지로 성장

(3) 미국 금융업계 살 찌우는 오일머니

(4) 亞·유럽 데이터 90% 잇는 '대동맥'

(5) 트럼프 일가, 골프장 등 대규모 투자

1990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전, 2026년 이란전.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중동에서 세 차례 전쟁을 치렀다. 중동에 인접한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모든 전쟁을 이 지역에서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량 살상 무기 제거' '핵개발 저지' 등 전쟁 목표는 모호하고 사실관계와 맞지 않기도 했다. 셰일 혁명을 통해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변모한 미국은 과거만큼 중동의 에너지 자원을 탐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 중동에 집착할까. 다섯 가지 관점에서 살펴봤다.

지정학적 교차점

지정학적으로 중동을 설명하는 단어는 '세계의 밸브'다. 미군에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홈페이지에 "중동은 세 대륙이 만나는 교차점"이라며 "중요한 해상 항로, 항공로, 육상으로 각종 파이프라인이 집중된 곳"이라고 정의했다. 미국의 세계 패권을 군사 및 외교적 측면에서 떠받치는 결절점이라는 의미다.

수치로 보면 명확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하루 평균 2090만 배럴로 세계 석유류 소비의 약 20%를 차지했다. 액화천연가스(LNG)도 비슷한 규모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서도 하루 490만 배럴 안팎의 원유가 지난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을 거쳐간 물량은 420만 배럴이었다. 호르무즈, 수에즈, 바브엘만데브는 '연쇄 요충지'로 한 곳만 문제가 생겨도 세계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수송의 목적지다. 지난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에너지의 89%가 아시아로 향했다. 그중 74%를 한국과 중국, 인도, 일본 등이 차지했다. 중동을 포기한다는 것은 세계 제조업의 목줄을 내놓는다는 의미인 이유다.

미군 군산복합체의 핵심

미국 방산·군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중동 지역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방문해 미국 역사상 최대인 1420억달러 규모 방위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일회성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정비, 훈련, 부품, 업그레이드 계약으로 이어지는 거래다.

중부사령부 고위 장성 출신들은 방산업계와 정부를 오가며 중동 국가와의 거래에 다리를 놓는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와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중부사령부 사령관 출신이 맡은 것이 단적인 예다. 이들은 국방장관에 임명되기 전에 방산업체 임원으로 일했다. 집중된 군사 자산과 수백 명의 장성은 중동에 추가로 군사 투자를 일으킨다.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중부사령부의 역할은 커지고, 방산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난다.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록히드마틴 주가는 20%, 노스롭그루먼은 14% 이상 상승했다. "중부사령부는 단순한 군대가 아니라 미국의 중동 개입을 제도적으로 재생산하는 관료기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오일머니 영향력

중동은 미국 금융산업을 살찌우는 오일머니의 화수분이기도 하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걸프 6개국은 13개 국부펀드를 통해 4조달러(약 6000조원) 이상 자산을 운용한다. 지난해 세계 국부펀드들이 신규 투자한 금액 중 43%인 1260억달러가 걸프 자본에서 나왔다.

상당액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2024년 말 기준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가 보유한 미국 금융자산 보유 총액은 1조1100억달러에 달했다. 사우디 국부펀드 한 곳이 보유한 미국 상장기업 주식만 255억5000만달러어치에 이른다. 블랙스톤과 브룩필드 등 사모펀드 운용사는 중동 국부펀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두바이와 리야드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의 바탕은 '페트로 달러' 시스템이다. 1974년 비공식 합의를 통해 사우디는 석유 가격을 미국 달러로만 매기고, 석유로 벌어들인 돈은 국채 등 미국 자산에 재투자한다. 세계 각국이 석유를 구매하기 위해 달러를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홍해의 디지털 동맥

최근 중동 지역은 글로벌 데이터 통로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제 데이터 트래픽의 99% 이상이 약 500개의 해저 통신케이블을 통해 이동했다. 전체 길이는 170만㎞ 이상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중동 일대를 지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집트는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17%가 통과하는 지점이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의 90% 이상이 홍해를 지난다. 현재 홍해에는 14개 해저케이블 시스템이 가동 중이며 6개 케이블 설치가 추가로 계획돼 있다. CSIS는 이 구간을 "인터넷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4년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에 피격된 화물선의 닻이 해저에 끌리며 3개 케이블이 절단됐다. 아시아와 유럽 간 데이터 트래픽의 25%가 차단됐으며 복구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트럼프 일가 자산도 집중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사업과 이란 전쟁을 연결시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사우디 리야드 인근 개발지구에 대규모 골프클럽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2의 도시 제다에선 오피스와 고급 아파트 등이 들어서는 '트럼프 플라자'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두바이에서도 트럼프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이 운영 중이다.

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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