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매우 낙관적"…네타냐후는 "휴전은 없다" 딴소리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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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요약

  •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 난항 속 현물 유가브렌트유가격이 급등해 포티스 혼합유가 배럴당 14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 CFD 거래 중단과 dated Brent 가격 급등은 석유시장의 핵심 축이 "마비"될 정도로 공급 부족과 원유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 이란의 하루 통과 선박 제한 방침과 암호화폐·위안화 관세 부과, 휴전·레바논 포함 여부 혼선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유가 급등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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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 사태 길어지며 현물 유가 사상 최고치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평화 협정 성사 가능성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지도자들은 언론을 상대할 때와 회의석상에 앉아 있을 때 전혀 다르게 말한다"면서 "그들은 훨씬 더 이성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들은 합의해야 할 모든 사항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명심하라. 그들은 이미 정복당한 상태다. 그들에겐 군대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그 대가는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과 별개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원만한 휴전 협상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N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다가올 협상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NBC와의 통화에서 "나는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와 통화했고, 그가 공격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 우리 또한 조금 더 자제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CBS 뉴스에 레바논과 이스라엘 대표단(외교관들)이 다음 주 회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이클 이사 주레바논 미국 대사가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등이 참석할 것이라고 CBS는 설명했다.

미국은 전쟁을 멈추고자 하는 의지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셰흐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2주 휴전 제안을 받기 전에 이미 주요 내용을 확인하고 '승인'했다. CNN은 이것이 "백악관에는 딱히 새로운 소식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또 이 글이 처음 올라올 때는 '초안-파키스탄 총리의 엑스(X) 메시지'라는 표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분만에 사라졌지만, 해당 게시물 자체를 샤리프 총리가 작성했다면 들어가기 어려웠을 내용이다. 이는 백악관이 파키스탄에 중재 역할을 강경하게 요구했으며 이번 휴전이 그 결과라는 앞선 보도 내용과도 일치한다.

'뜨거운 감자' 된 레바논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레바논 보건부는 "8일 적군(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피해를 잠정 집계한 결과, 303명이 순교하고 1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폭격 희생자 중에는 여성 71명, 어린이 30명, 고령자 9명이 포함됐다고 했다. 이스라엘도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를 겨냥한 역사상 최대 공세였다고 인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엑스(X)에 올린 영상에서 "레바논에서 휴전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를 전력으로 계속 타격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안전을 회복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고 NBC에 말한 직후에 올라온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행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CBS는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합의가 '중동지역 전반'에 적용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으며 여기에 레바논도 포함된다는 점에 동의했었다고 전했다. 7일 휴전 발표 당시에는 중재자들도 레바논이 합의 대상이라고 믿었으며, 이스라엘도 파키스탄이 중재한 합의 조건에 동의했다는 게 CBS의 취재 내용이다.

그러나 J D 밴스 부통령은 8일 취재진에게 "레바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백히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은 이번 휴전 합의에 레바논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갈리바프 의장이 제기한 세 가지 위반사항에 대해 "그가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비꼬았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은 지난 주말 하루 15척까지 늘어났으나 막상 휴전이 시작된 7일 이후 크게 늘지 않았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벌크선 5척에 불과했다. 9일 정오까지 해협을 통과한 것은 2척이었다. 이란은 하루 통과 선박을 10여척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란 측 관계자는 FT에 배럴당 1달러 수준의 암호화폐나 위안화로 내야 한다면서 이를 '관세'라고 표현했다. 빈 배는 그냥 지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물 유가 사상 최고치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가 당초 예상보다 어렵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유가는 다시 급등세다. 해협 내 묶여 있던 선박이 풀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꺾이면서 당장 기름을 받는 현물가격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즉각 인도 가능한 '포티스 혼합유(Forties blend)' 가격이 배럴당 14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LSEG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포티스 혼합유는 북해지역 70개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혼합한 것이다. 경질 저유황 원유로 브렌트유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나프타와 가솔린 생산비중이 높다.

FT는 원유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석유시장의 핵심 축이 "마비됐다"고 전했다. 브렌트유가격이 배럴당 97달러를 넘어서면서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가 정한 기준치를 넘어서는 바람에 트레이더들은 다음 주 브렌트유에 대한 차액결제거래(CFD)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CFD는 원유 즉시 인도분과 미래 인도분의 가격 차이를 반영하는 계약으로 헤지 목적으로 이용된다. 실물 원유 선적분의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인 '인도일 지정 브렌트유(dated Brent)' 가격은 배럴당 131.96달러까지 높아졌다고 FT는 전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을 맡았던 아모스 호크스틴은 FT에 "이것은 단순히 높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포티스 혼합유 가격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9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FT, LSEG
포티스 혼합유 가격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9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FT, LSEG

포티스 혼합유 가격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9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FT, LSEG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수. 4월 5일 기준 유조선 7척, 드라이벌크선 1척, 일반 화물선 1척 등 총 9척이 지나갔다. /UN글로벌플랫폼,포트워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수. 4월 5일 기준 유조선 7척, 드라이벌크선 1척, 일반 화물선 1척 등 총 9척이 지나갔다. /UN글로벌플랫폼,포트워치

이란 국회의장 "시간 얼마 안 남아"

한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9일(현지시간) 두 차례 올린 게시물을 통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레바논에 대한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시간으로 오후 3시경 "레바논과 저항 축(Resistance Axis) 전체는 이란의 동맹으로서 휴전의 불가분한 일부를 구성한다. (10개항 제안 중 1항)"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파키스탄의 셰흐바즈 샤리프 총리가 "레바논 문제를 공개적이고 명확하게 강조했다. 부인하거나 뒤로 물러설 여지가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휴전 위반에는 명백한 대가와 강력한 대응이 따른다. 즉시 불을 꺼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시간으로 오후 11시30분경 이 게시물을 다시 공유하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순교) 40일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순국한 지도자가 국가의 주요 방어 전략을 젊은이들을 신뢰하여 국산 미사일 생산으로 정했다"면서 "우리는 전쟁터와 외교를 분리하는 것을 전혀 믿지 않으며, 오직 하나의 전쟁터, 즉 이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전쟁터만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란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 세력에 대한 공격을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갈리바프 의장의 메시지. /X 캡처
갈리바프 의장의 메시지. /X 캡처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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