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가상자산이전업무 등록 의무와 무등록 시 징역 3년 등 제재가 신설돼 규제 리스크가 커졌다고 밝혔다.
- 스테이블코인·DEX 등까지 포함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 규제가 대통령령에 따라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 환치기·김치 프리미엄 차익거래 관련 형사처벌, 부당한 이득 기준과 '이전'·'지급' 구분이 불명확해 향후 시행령 내용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스테이블코인·DEX 거래 포함 가능성 제기
"부당 이득 기준 모호" 논란
가상자산 이전·지급 구분 쟁점
대통령령 따라 규제 강도 달라져

가상자산을 이용한 해외 송금이 이제 '외국환거래법'의 정면 규율을 받게 됐다.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에서 가상자산이전업무에 대한 등록의무를 신설하는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등록 없이 영업하면 징역 3년, 환치기·차익거래엔 형사처벌 근거가 생겼다. 그러나 법조계는 "진짜 규제는 아직 대통령 시행령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까지 규제 범위에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가 지난 7일 통과시킨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태평양·율촌·지평 등 주요 로펌들이 발간한 뉴스레터는 세 가지 공통된 우려사항으로 수렴한다. 규제 범위가 예상보다 훨씬 넓을 수 있고, 형사처벌 조항의 실제 적용 범위는 불분명하며, 핵심 기준은 대부분 아직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는 것이다.
그간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활용한 해외 자금 이동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의 자금세탁방지 규제 대상이었지만, 외국환거래 규제 체계 밖에 머물러 이른바 '규제 사각지대'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개정안은 그 공백을 메우는 첫 입법 조치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되며, 이르면 올해 11월에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개정안이 정의한 '가상자산이전업무'는 두 갈래다. ①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의 매도·매수·교환 등을 통해 대한민국과 외국 간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행위, 그리고 ②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다.
법조계는 두 번째 범주가 실무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명목상 국내 거래처럼 구성됐더라도 경제적 효과가 국경 간 이전과 동일하다면 규제망에 걸릴 수 있어서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거래나 분산거래소(DEX)를 경유하는 구조도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심희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는 그 특성상 국경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고,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에 활용되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가상자산이전업무를 영위하는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는 업태가 예상보다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등록 3단계 요건…한국은행 전산망 연결 필수
가상자산이전업무 등록을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완료하고, 외국환거래 관련 자료를 중계·집중·교환하는 기관(한국은행)과 전산망을 연결하며,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한다. 기존 특정금융정보법 신고만으로는 부족하고 별도의 외환 당국 등록이 추가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재정경제부장관은 등록 업체에 대해 자료·정보 제출 요구, 업무 검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이 권한을 금융위원회에 위탁할 수 있다. 가상자산 이전 관련 자료는 금융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과도 공유된다.
신동찬 율촌 변호사는 "국외로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예정인 가상자산사업자는 등록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후속 대응 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치기·김프 차익거래' 형사처벌 근거 신설..부당이득 논란
이번 개정안에서 가상자산 업계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부분이 지급절차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다. 부당한 이득 취득을 목적으로 환전·송금·재산반출 절차를 위반해 자금을 이동시킨 경우 기존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수위가 대폭 높아진다.
법조계는 이 조항이 이른바 '환치기'나 가상자산 거래소 간 가격 차익(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우회 송금 등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처벌 요건인 '부당한 이득'의 범위를 둘러싸고 상당한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윤주호 태평양 변호사는 "단순 투자 수익이나 세금 절감 목적도 부당하다고 볼 것인지, 신고 회피를 통한 거래 편의 확보 내지 거래비용 감소를 재산상 이득이라 볼 수 있을 것인지 등 구체적 판단 기준을 놓고 첨예한 다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형사처벌 조항이 가상자산 거래에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 자체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개정안 제25조가 '가상자산 이전'을 지급·수령과 별개로 명시하고 있어, 가상자산 이전 자체는 외국환거래법상 지급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급절차 위반 형사처벌 조항도 가상자산 이전이 아닌 지급·수령 절차 위반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김시목 율촌 변호사는 "이번 개정안에서 새로 신설된 형사처벌 조항(1년 이하 징역·1억 원 이하 벌금)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차익거래에는 실제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어, 시행령과 외국환거래규정의 후속 정비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전' 용어 혼재…핵심 사항은 대통령령에 달려
개정안은 가상자산이전업무의 구체적 범위, 등록요건의 세부 내용 등 핵심 사항의 상당 부분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 실제 규제 부담은 시행령 내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국회는 이미 개정안 부대의견으로 정부에 '이전' 용어 정비를 주문했다. 핵심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이전'이라는 단어를 두 가지 전혀 다른 의미로 함께 쓰고 있다는 점이다.
광의의 '이전'은 매매·교환·보관·중개를 포함한 모든 가상자산 거래 행위를 포괄하는 넓은 개념으로,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 범위를 정의할 때 등장한다. 협의의 '이전'은 하나의 가상자산 주소에서 다른 주소로 코인·토큰을 전송하는 기술적 행위, 즉 온체인 송금만을 뜻하는 좁은 개념이다.
이번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이전업무'를 규율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 정의의 일부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개념에 의존하고 있다. 예컨대 국내 거래소에서 단순히 외국 지갑 주소로 코인을 전송하는 행위(협의)가 규제 대상인지, 아니면 외국 거래소를 통해 매매·교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해외 송금 효과를 내는 행위(광의)까지 포함되는지가 불분명하다. 스테이블코인을 한국 거래소에서 달러화로 환전해 해외 계좌로 이동시키는 경우가 '이전'인지 '지급'인지도 마찬가지로 해석이 갈릴 수 있다.
유정한 지평 변호사는 "향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개정이나 시행령·외국환거래규정 개정을 통해 용어 정의가 재정립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결과에 따라 외국환거래법상 가상자산이전업무의 실제 규제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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