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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과세수, 국부펀드에 넣는다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정부는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 일부를 한국형 국부펀드에 현금 출자해 종잣돈을 30조원 가까이로 키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 한국형 국부펀드는 국내 전략산업 성장 단계 유망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그로스 펀드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국가에 환류하겠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은 국부펀드와 국민성장펀드 동시 운용 시 국내 기업가치 버블과 잘못된 투자에 따른 기업가치 고평가를 우려하며 기술력이 있는 유망 기업 선별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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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20조+α' 출범

수조원 투입해 종잣돈 키워

단기지출 대신 미래 위해 '저축'

전략산업 성장기업 장기 투자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정부가 반도체 슈퍼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 일부를 하반기 출범할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에 투입하기로 했다. 애초 산업은행 등 정부가 보유한 공기업 지분과 상속세 물납 주식을 현물 출자해 초기 자본금 20조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는데, 여기에 현금 출자까지 더해 종잣돈을 30조원 가까이로 키우기로 했다. 불어난 세수를 현세대를 위해 바로 사용하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국부 창출에 보태겠다는 취지다.

2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2027년 예산안'에 국부펀드 출자용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는 6월 국회에 제출할 국부펀드 설립 법안에 현금 출자 근거를 명시할 방침이다. 현금 출자 규모는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부펀드는 장기 수익을 위해 다양한 국내외 자산에 투자하는 국가 보유 투자기금이다. 노르웨이는 북해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가스 수입을 미래 세대를 위해 투자하고자 1990년 국부펀드를 세우고 세계 최대 규모로 키웠다. 우리 정부에서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대규모 세수를 단기 재정 지출로 소진하는 대신 노르웨이처럼 국부펀드에 적립해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부 관계자는 "슈퍼세수는 길어야 2~3년"이라며 "이 돈을 현세대가 모두 써버릴 게 아니라 중장기 관점에서 국부펀드에 '저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고 전했다.

한국형 국부펀드는 국내 전략산업 부문의 성장 단계(시리즈B 이상) 유망 기업에 장기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기업 성장을 돕는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외환보유액을 국내외 투자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한국투자공사(KIC)와 구분된다.

노르웨이처럼…초과세수, 당장 안쓰고 미래 재원으로 비축

내달 법안 제출, 하반기 출범 목표…KIC처럼 정부 개입 최소화할 듯

1959년 대형 가스전을 발견한 네덜란드는 천연가스 수출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가스를 팔아 벌어들인 외화는 네덜란드 통화가치를 밀어올렸고, 제조업 가격 경쟁력을 훼손하며 산업 기반을 갉아먹었다. 이처럼 자원 산업 호황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이른바 '네덜란드병'을 경계한 노르웨이는 유전과 가스 개발에서 나온 수익을 국부펀드(GPFG)에 차곡차곡 쌓았다. 유전·가스 개발 이익에 취해 산업 경쟁력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 미래 세대와 에너지 수입의 과실을 나누기 위해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빚어진 여윳돈을 활용하려는 한국 정부의 롤모델로 거론된다.

노르웨이 본떠 여윳돈 투입

2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와 내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슈퍼 세수' 중 수조원 규모의 현금을 국부펀드에 출자하기로 했다. 관련 내용은 2027년 예산안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과 세수 기반 재원(세계잉여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초과 세수를 단기 재정 지출로 모두 소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유례없는 고령화로 복지·의료 분야에서만 향후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지출이 필요한 만큼 미리 재원을 비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롤모델 중 하나는 운용자산이 3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GPFG다. 노르웨이의 석유와 한국의 반도체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지만, 지금의 호황을 미래 세대를 위해 국부펀드에 적립하자는 논리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앞서 언급한 '인공지능(AI) 과실의 구조적 환원'과도 맥을 같이한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한국형 국부펀드가 롤모델로 삼은 싱가포르 테마섹은 정부에 연간 20%가량의 현금배당을 하고 있다"며 "국부펀드가 투자해 거둔 성과는 다시 국가에 환류된다는 점도 (예산 반영 때) 주요하게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유망 기업 선별이 핵심

다음달 국부펀드 설립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2027년 예산안에 관련 재원 편성이 이뤄지면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a' 규모로 출발할 계획이다. GPFG은 물론 아부다비투자청(ADIA·약 1787조원), 테마섹(약 785조원)과 비교해도 운용 규모가 턱없이 작다. 정부는 슈퍼 세수를 활용해 초기 종잣돈 규모를 키우고, 수익률을 높여 재원을 불려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캐나다가 출범시킨 국부펀드 '캐나다 스트롱 펀드'의 초기 자본금도 250억캐나다달러(약 27조원) 수준이다.

국부펀드의 투자 전략은 '그로스 펀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 중장기적 관점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취지다. 지배구조는 한국투자공사(KIC)를 본뜰 가능성이 높다. KIC는 이사회 위에 민간 위원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설치해 정부 개입 여지를 최소화했다. 국부펀드는 유망 기업을 가려내는 눈이 중요한 만큼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최소한 KIC 수준만큼 보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KIC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3140만원이다.

한국형 국부펀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한 상황에서 국부펀드까지 국내 투자 시장에 들어오면 기업가치 버블(거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자산에 적극 투자하는 테마섹과 달리 국내에만 투자한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결국은 기술력이 있는 기업을 골라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엉뚱한 곳에 투자하면 기업가치만 고평가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부에 도움이 된다면 해외 투자도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고 조언했다.

남정민/김일규/김익환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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