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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성과급'에 뿔난 개미들…삼성전자 주주명부 열린다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삼성전자가 소액주주들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빠르게 수용하며 주주단체가 지분 결집과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6735주 이상 보유 주주를 대상으로 지분 1.5% 결집을 목표로 하고, 경영진의 성과 배분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전했다.
  • 주주운동본부는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과 세전 이익 기준 성과급 산정 구조주주권과 회사 성과 배분 방식에 영향을 준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및 소송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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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명부 열람 수용

개미들 1.5% 결집 나선다

노조 투표율은 80% 돌파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삼성전자가 소액주주들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받아들였다. 반도체 부문 특별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잠정 합의안에 주주단체가 반발하는 가운데, 이들은 주주명부 확보 이후 지분 결집에 나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3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수용했다. 이번 청구는 액트 플랫폼에 모인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가 진행했다.

청구서는 지난 20일 삼성전자에 발송됐다. 삼성전자는 이틀 만인 22일 수용 회신을 보냈다. 열람은 오는 27일 오후 또는 2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주주명부는 주주의 성명, 주소, 보유 주식 수 등을 담은 법적 장부다. 회사는 이를 기준으로 주주총회 참석과 의결권 행사 자격을 확인하고 배당금 지급 대상도 확정한다.

주주명부 열람·등사는 주주가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상법상 권리다. 상법 제396조는 주주와 회사채권자가 영업시간 내에 주주명부 등 회사 장부의 열람이나 등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다른 주주의 보유 현황을 확인하고 공동행동을 요청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청구서를 받은 지 이틀 만에 이를 수용한 것을 두고선 이례적으로 빠른 대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주명부 확보 뒤 지분 결집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주주명부 열람이 끝나는 대로 주주권 행사 동참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대상은 삼성전자 주식 6735주 이상을 보유한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개인주주 등이다. 6735주는 삼성전자 발행주식 총수의 약 0.0001%에 해당한다.

주주운동본부가 목표로 하는 결집 지분은 1.5%다. 현행 상법상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발행주식 총수의 1.5% 이상을 모으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주주명부 열람은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논란 속에서 이뤄졌다.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이 담겼다.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새로 두기로 했다. 특별성과급 재원 10.5%의 모수는 영업이익에서 OPI 충당액 등 인건비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 합의안을 두고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이 1인당 최대 약 6억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성과급 배분 방식과 주주환원 재원을 둘러싼 논란이 번진 것이다.

"주주는 직원의 적 아냐"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가 주주총회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거나 가입하지 않은 12만5000 삼성 임직원 여러분께 간곡히 말씀드린다"며 "주주는 직원의 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경영진의 성과 배분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주총 의결로 성과 배분안이 가결될 때 국내 어느 회사 임직원도 받아보지 못한 주주의 적극적 지지가 나온다"고 했다.

주주운동본부가 주주총회 의결을 요구하는 것은 노사 협약에 포함된 성과급 규정이 단순한 임금·근로조건 문제가 아니라 회사 성과의 배분 방식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임금은 노무 제공의 반대급부로 노사가 액수와 산정방식을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회사의 성과에 대한 처분권은 상법상 주주총회에 전속된다"고 주장했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주주운동본부는 세금을 내기 전 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는 방식과,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영업이익과 성과급을 연동하는 구조가 주주의 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주주운동본부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노사 합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및 무효확인 소송 등을 예고했다. 23일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열린 노조 집회에 맞서 반대 집회도 진행했다.

이들은 "우리는 결코 각 기업의 노동조합과 대립하고자 하지 않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건 대립이 아니라 동행"이라며 "직원과 주주가 머리를 맞대고 기업의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하는 장을 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노조 투표는 80% 넘어

주주 측 움직임과 별개로 노조 내부에서는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3분 기준 투표 참여 조합원은 4만5914명으로 집계됐다. 총선거인 수 5만7290명 기준 투표율은 80.14%다.

이번 투표는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조합원들이 수용할지를 묻는 절차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합의안이 가결되려면 선거인 과반이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 참여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선거인 명부를 마감한 지난 21일 오후 2시 기준 7만850명이다. 총선거인 수는 5만7290명으로 조합원 수보다 1만3560명가량 적다. 초기업노조 규약상 조합비를 1개월 이상 연속 납부하지 않은 조합원은 의결권이 없다.

노조 안팎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조합원 중 메모리사업부는 2만4000여명, 비메모리사업부는 1만7000여명, 공통 부문은 2만20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모바일·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7000~8000명 규모로 전해졌다.

투표 결과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이후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같은 주 주주명부 열람 일정도 잡히면서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를 둘러싼 노조와 주주 측 움직임이 동시에 이어지게 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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