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브라함 협정' 들고나온 트럼프…사우디·파키스탄 등에 참여 촉구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간단 요약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브라함 협정,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을 포함한 확대 추진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키스탄의 아브라함 협정 가입이 중동 역사상 가장 중대한 의미의 대변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역내 갈등, 팔레스타인 문제, 이스라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실제 협정 성과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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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주요 국가와 이스라엘 간에 평화적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글에서 "(이란 협상팀에) 서둘러 합의에 도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하면서 갑자기 아브라함 협정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지와 협력을 보내준 중동의 모든 국가들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이러한 지지와 협력은 역사적인 아브라함 협정에 동참함으로써 더욱 강화되고 공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이란 이슬람 공화국 또한 이 협정에 동참하고 싶어 할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에서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주도 하에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과 각각 관계를 정상화하도록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이 아브라함 협정이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모두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2기 정부에서도 기회가 닿으면 아브라함 협정을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혀 왔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 지역의 혼란을 해소하고 이스라엘의 중동 내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서 아브라함 협정을 추진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동 등 지역 지도자 10명과 통화하면서 이 문제도 함께 실제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의 통화에서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성사되면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가 '이란과의 전쟁이 끝난 후 아브라함 협정에 아직 참여하지 않았거나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지 않은 모든 지도자들이 유대인 국가와 관계를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액시오스는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키스탄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요청에 놀랐으며 "전화선에는 침묵이 흘렀고 트럼프는 농담을 하며 그들이 아직 있는지 물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친 이스라엘 의원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은 "만약 이란과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이번 협상의 결과로, 역내 아랍 및 이슬람 동맹국들이 실제로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기로 합의한다면, 이는 중동 역사상 가장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협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키스탄이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는 것은 역내 및 전 세계에 있어 상상을 초월하는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탁월한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우디 등 관련국에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중동'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릴 때"이며 "이 길을 따르기를 거부한다면, 이는 향후 우리와의 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번 평화 제안 또한 수용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우디아라비아 등 관련국들이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도록 강력히 요구하는 일에도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같은 협정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이스라엘과 불편한 관계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공조하고 있는 UAE와도 갈등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실세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국방군 참모총장은 23일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도 "이스라엘은 지역 내 무슬림 간의 갈등과 분쟁에서 이익을 찾고 있으며, 분쟁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나를 포함한 누구와도 심각한 적대 관계에 있고, 지역의 안정과 안보 확립에 관심이 없다"고 발언했다고 타스님통신은 전했다.
특히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 복원에 큰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특별한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은 채 단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만으로 관계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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