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적자내도 2억 성과급…'삼성후자 노조' 불만
간단 요약
- 삼성전자 반도체 DS 부문이 적자에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합의하며 계열사 전반의 성과급 제도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 삼성전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올해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이 예상되며 OPI 산정 방식 변경과 성과급 인상 요구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 삼성전자 DS 부문은 사업 성과 10.5% 자사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메모리 직원이 연봉 1억원 기준 6억원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박탈감 커지는 계열사, 성과급 요구 거세질 듯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선례에
디스플레이·전기, 제도 개편 논의
"파업하면 바뀐다" 인식도 확산
합의안 나흘만에 투표율 88%
DX 노조,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삼성전자의 파격적인 성과급 합의 여파가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적자 사업부까지 후한 성과급을 주는 삼성전자의 보상 방침이 알려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성과급 제도 개편 요구가 분출하는 모양새다.
◇다른 계열사 노조도 제도 개편 요구
이들 계열사는 올해 초 2026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 방안이 공개된 뒤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평소 삼성전자에 비해 처우가 뒤처진다는 의미로 자신을 '삼성후자(後者)'라 부르던 계열사 직원의 반발이 가시화한 것이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6.2%), 삼성SDI(4.0%), 삼성전기(5.9%)의 임금 인상률은 삼성전자(6.2%)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성과급(OPI) 산정 방식 자체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OPI 제도의 산정 방식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사업성과)의 10%로 변경하기로 합의했으나 계열사는 여전히 EVA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흑자를 기록하고도 성과급이 적었던 계열사일수록 반발 기류가 거세다. 삼성전기는 2023년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고도 OPI 지급률이 연봉의 1%에 그쳤고, 2024년과 2025년에도 5~6%대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안팎의 호실적이 예상된다. 성과급 인상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OPI 제로(0)를 기록한 삼성SDI도 적자 사업부까지 챙기는 삼성전자와 비교하며 동요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 노사 간 성과급 제도 개편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 하반기 성과급 대체 보상제 도입을 사측과 공식 협의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노조도 OPI 산정 방식을 변경하기 위한 임직원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보상안을 내놓으면서 계열사 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극에 달했다"며 "핵심 인재 이탈을 막고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계열사 경영진은 성과급 제도를 손질하라는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찬반 투표 가결 가능성 높아
삼성전자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은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 기준 투표율은 87.93%를 기록했다. 마감일인 27일에는 투표율이 90%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표율 상승을 견인한 건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아 자사주 형태로 지급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이다. 수혜 대상인 DS 부문 조합원이 전체 조합원의 80%에 달한다. 메모리 사업부 직원(2만4000여 명)은 연봉 1억원 기준 6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극명한 보상 격차로 인한 진통도 만만치 않다. 가전·모바일(DX) 부문의 예상 특별경영성과급은 약 600만원에 불과하며, DS 부문 내에서도 적자가 지속 중인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의 성과급(1억6000만원 선)은 메모리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DX 부문 중심의 3대 노조인 동행노조는 26일 법원에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DX 부문 직원의 표 결집을 두려워해 자신들을 교섭 과정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합의가 노동시장 전반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실질 평균 연봉은 1억28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집계한 국내 모든 사업체의 상용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5061만원이다.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포함해 7억원에 달하는 총보수를 받게 되는 삼성전자 일부 직원 한 명의 보상이 일반 근로자 평균과 비교해 무려 14배나 차이가 난다.
김채연/곽용희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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