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 시 이스라엘과 협정하길" 압박…UAE 반색·사우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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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조율과 맞물려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로 이어지는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압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등 주요 중동국 정상들과 전화회의를 갖고 이같이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은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통해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들 중동국이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고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집권 1기 당시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가 체결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에도 협정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는 구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등 미국과 가까운 중동 지도자들은 통화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이란과의 종전 합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모든 국가가 '미국-이란 합의를 지지하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계속 미국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다음 순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할 것이라면서, 머지않아 네타냐후 총리도 같은 자리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우디, 카타르, 파키스탄 등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는 국가의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브라함 협정 관련 요구에 당혹감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당국자는 "잠시 정적이 흐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듣고 있느냐'고 농담을 건넸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아브라함 협정 확대는 이스라엘에 입지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표적이 돼온 팔레스타인 문제를 외면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사우디는 이스라엘에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사우디가 오는 9월 이스라엘 총선 전까지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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