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명확하다'는 신현송의 경고…자산 포트폴리오 뼈대 바꿔라 [여기는 논설실]
간단 요약
- 신현송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환율 방어, NDF 시장 개혁을 예고하며 긴축 기조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 포트폴리오는 반도체 실적주 중심으로 압축하고 레버리지, 빚투, 장기채, 고부채 부동산은 줄이며 단기 예·적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 달러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며 한미 금리 차 축소와 원화 안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현금과 단기금리 상품 위주의 방어 전략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한국은행 총재가 이토록 명확하게 힌트를 준 적은 드물다. 신현송 총재는 28일 첫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데뷔 무대에서 간결하면서도 분명한 시장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동결을 선언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환율 개입 의지를 밝히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개혁까지 꺼냈다. 시장 참가자에게 금리 인상, 환율 방어, 원화 체제 개편이라는 세 가지 청구서를 내민 셈이다. 투자자를 향해서도 경고성 신호를 보냈다. 시장 착시에서 벗어나 긴축의 청구서를 견딜 준비를 할 것, 포트폴리오는 반도체 실적주로 압축하고, 채권은 단기로 쥘 것, 달러 추격은 멈추고, 빚은 줄일 것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형식은 동결, 내용은 인상
기준금리를 연 2.50%로 묶었다. 8회 연속 동결이다. 그러나 신 총재가 쓴 언어는 '동결'이 아니다. 동결했지만 인상. 이것이 오늘 금통위의 본질이다. 인상을 요구한 소수의견 2명은 이변이 아니다. 신 총재는 "같은 틀, 같은 인식하에서의 전략적 차이"라고 정의했다. 의견 차이가 아니다. 인상 기조를 정한 뒤 속도 조절을 한 것이다. 연내 두 차례 인상(7월·10월 또는 11월), 기준금리 연 3.0% 도달이 기본 경로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할 신 총재의 발언은 세 개다. "갈 길이 명확하다." 한은 총재가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직접적인 언어를 쓴 것은 이례적이다. 둘째, "환율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 수단도 있고 의지도 있다." 구두 개입을 넘어선 정책 의지의 공개 선언이다. 셋째, "NDF 시장이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역외선물환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취임 첫 회견에서 꺼낸 것은 원화 국제화라는 중장기 정책 방향의 예고편이다.
◆포트폴리오 뼈대를 바꿔야
재테크 관점에서의 함의는 명확하다. '지금은 포트폴리오의 뼈대를 바꿔야 할 때'라는 것이다. 긴축 방어형으로 전환하라는 신호다. 주식은 레버리지를 걷어내고 반도체 실적주로 압축하는 것이 정답이다.
극적인 힌트는 주식 시장, 그중에서도 반도체 섹터에 숨어 있다. 신 총재는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1.7%)보다 국내총소득(GDI) 증가율(12.3%)이 폭발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을 지목했다. 똑같은 양을 만들어 팔아도 국제 시장에서 훨씬 비싼 제값을 받았다는 뜻으로, 그 주역은 단연 인공지능(AI) 반도체다. 한은은 이 반도체 사이클을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될 구조적 효과'로 명시했다. 신 총재는 대신 빚투를 향해 "수요곡선을 꺾는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빠질 때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ETF는 반대매매를 부르고, 작은 조정이 큰 매도로 번질 우려가 있다.
채권과 예·적금은 방망이를 짧게 쥐어야 한다. 장기채 포지션은 부담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터미널 레이트가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CMA·단기 예적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
부동산은 디레버리징이 조건이다. 신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를 금융안정 리스크로 명시했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은 버틸 수 있지만, 금리 인상은 차입자의 현금흐름을 압박한다. 지금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상승률이 아니라 금리다. 기준금리가 연 3% 안팎으로 가도 버틸 수 있는지부터 계산해야 한다.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대환하고, 원금을 조기 상환해 이자 비용 방파제를 쌓는 것이 7월 금리 인상 이전 마지노선이다.
달러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 신 총재는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 수단도 있고 의지도 있다"고 발언해 상방을 막았다. 한은이 금리를 올려 한미 금리 차를 좁히면 원화 약세 압력은 빠르게 해소된다. 지금 고점에서 달러 비중을 늘리는 것은 중앙은행과의 정면 대결이다. 결론은 현금과 단기금리 상품으로 방어력을 확보하고, 주식은 실적주 중심으로 압축하되, 장기채·레버리지·고부채 부동산 투자는 줄여야 한다.
◆Fed보다 빠른 인상 경로 예고
리사 쿡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예상했던 디스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시기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Fed가 긴축 재전환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폭(현재 1.0~1.25%포인트)을 좁히는 것이 원화 안정과 수입물가 억제에 직결된다. 신 총재는 BIS 총재 회의에서 "단순히 외부에서 생기는 일을 받아들이는 참여자가 아니라 직접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참여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통화정책 무대에서 한국 중앙은행의 위상 변화를 예고한 발언이다.
이심기 수석 논설위원 sglee@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