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로봇 훈련장?…젠슨 황, 크래프톤·엔씨에 '러브콜'
간단 요약
- 엔비디아와 국내 게임사가 피지컬 AI, 가상 훈련장, 온디바이스 게이밍, 월드 모델 분야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 크래프톤은 엔비디아 ACE 기반 AI 캐릭터와 온디바이스 구동, 루도 로보틱스 설립으로 피지컬 AI 협력 후보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 엔씨는 월드모델, 산업용 시뮬레이션, 국방 피지컬 AI, 자율 용접 AI 과제 수주로 엔비디아 로봇·디지털트윈 전략과 맞물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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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 대표를 만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이던 게임사가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의 '가상 훈련장'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온디바이스 게이밍과 월드 모델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국내 게임사의 협력이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韓 게임사에 '러브콜' 보낸 젠슨 황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5일 한국에 도착해 오는 7일부터 장 의장, 김 대표 등 국내 주요 게임사 경영진과 연쇄 회동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에는 각 사의 핵심 AI 리더가 동석한다. 크래프톤에서는 장 의장과 함께 이강욱 최고AI책임자(CAIO), 장태석 PUBG IP 프랜차이즈 총괄이 참석한다. 엔씨에서도 김 대표와 AI 자회사인 NC AI 핵심 임원이 배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와 한국 게임업계의 인연은 20년 넘게 이어졌다. 엔비디아는 1993년 3차원(3D) 그래픽을 게임·멀티미디어 시장에 구현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고, 1999년 '지포스 256'으로 GPU 시장을 열었다. 한국에선 1998년 이후 PC방과 온라인게임 열풍이 불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가 빠르게 보급됐다. 황 CEO가 과거 용산 전자상가를 찾아 시장 반응을 직접 챙겼다는 일화도 회자된다. 이후 GPU는 2006년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를 공개한 것을 계기로 AI 연산의 핵심 장치로 진화했다.
이번 만남이 주목받는 건 엔비디아와 한국 게임사의 관계가 다시 바뀌고 있어서다. 과거 한국 게임사가 엔비디아 GPU의 핵심 고객이었다면, 피지컬 AI 시대에는 로봇과 자율주행 AI를 훈련할 가상 세계와 행동 데이터를 제공하는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기술을 실제 현장에 투입하려면 사전에 수많은 상황을 반복 학습할 가상 훈련장이 필요하다. 게임사는 3차원(3D) 공간과 물리엔진, 캐릭터 행동 규칙, 이용자 상호작용 데이터를 갖춘 산업 분야다. 특히 한국 게임사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배틀로얄 장르를 통해 복잡한 가상 세계와 대규모 이용자 상호작용을 운영해온 경험이 많다.
크래프톤·엔씨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듯
특히 크래프톤과 엔씨는 국내 게임사 중에서도 엔비디아와의 AI 협력 접점이 뚜렷한 업체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게임 AI와 피지컬 AI를 동시에 실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핵심 협력 후보로 부상했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 AI 캐릭터 기술인 '에이스(ACE)'를 기반으로 'PUBG 앨라이'와 '인조이'의 '스마트 조이'를 선보이며, 이용자의 말과 게임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AI 캐릭터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이를 이용자 기기에서 직접 구동하면 반응 속도를 높이고 서버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엔비디아의 AI PC 전략과 맞닿아 있다. 또 게임 속 AI 캐릭터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목표에 맞춰 행동하는 구조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행동모델로도 확장 가능하다. 크래프톤이 올해 초 피지컬 AI 전문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세운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엔씨는 월드모델과 산업용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는 고사양 PC 게임과 그래픽 기술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게이밍 생태계와 협력해왔지만, 최근에는 NC AI를 앞세워 피지컬 AI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엔씨는 자체 LLM '바르코'를 기반으로 생성형 AI와 3D 제작 기술을 고도화해온 데 이어 현대로템의 국방 피지컬 AI 과제와 한화오션의 자율 용접 AI 과제를 잇달아 수주했다. 게임 개발에서 축적한 시뮬레이션 역량을 국방·조선 현장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엔비디아의 로봇·디지털트윈 전략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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