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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피지컬 AI 생태계' 빅픽처…핵심 파트너로 한국 찍었다

기사출처
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젠슨 황은 HBM4, 데이터센터 인프라, 반도체 공급망 조율을 위해 삼성전자와 SK그룹 경영진과 회동해 엔비디아 중심 가치사슬 구축 의지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 그는 로보틱스를 한국의 가장 유망한 투자 분야로 지목하며 현대자동차그룹과 두산그룹의 자율주행, 협동 로봇, 산업용 휴머노이드 역량을 연계한 포괄적 제휴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 또한 크래프톤과 엔씨의 3D 물리 엔진, 가상 시뮬레이션 플랫폼 기술 노하우를 흡수해 피지컬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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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 반도체·로보틱스·게임업계 수장들과 연쇄 회동


韓기업 제조·SW 인프라 흡수

엔비디아 중심 가치사슬 포석

"피지컬AI 주도권 구상 드러내"


오늘 삼성과 HBM 공급 확보 논의

방한 사흘째를 맞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기업들과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다. 7일 하루 동안 서울 종로, 잠실, 강남을 숨 가쁘게 오가며 반도체와 로보틱스, 게임 산업을 이끄는 기업 수장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그의 광폭 행보는 단순한 친선 도모가 아니다. 메모리(반도체)와 하드웨어(로보틱스), 소프트웨어(게임·플랫폼) 분야의 국내 대표 기업들을 엔비디아 중심으로 묶어 거대한 가치사슬을 엮겠다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들 입장에선 제조·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피지컬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SK와 회동… HBM4 공급 확보 총력

젠슨 황이 밝힌 이번 방한의 최우선 목적은 반도체 공급망 조율이다. AI 열풍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엔비디아 역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들어갈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선점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젠슨 황은 이날 저녁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등 SK 주요 경영진과 '제2의 깐부 회동'을 했다.

젠슨 황과 최 회장의 만남은 최근 일주일여간 무려 세 번째다. 젠슨 황은 지난 2일 대만 컴퓨텍스 2026에서 SK하이닉스의 HBM4E 웨이퍼에 'HBM을 더 만들어달라'고 적었다. 이날 최 회장과는 HBM4 공급 물량과 SK텔레콤과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협력 등에 대해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전에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인근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등 삼성 반도체 경영진과 전격 회동한다.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전 부회장이 나선 것이다. 회동에선 삼성전자 HBM4의 구체적인 공급 타임라인과 물량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글로벌 메모리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HBM 물량 확보가 중요한 만큼, 실효성 있는 공급 계획을 확정 짓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국은 로보틱스 요람"

젠슨 황은 한국의 가장 유망한 투자 분야로 '로보틱스'를 지목하며 국내 생태계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피지컬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엔비디아는 이번 방한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두산그룹 등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로봇 기업들을 만나 강력한 동맹 전선을 구축했다.

젠슨 황은 이날 오전 종로 우래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깜짝 냉면 오찬'을 가졌다. 국내 AI 기술센터 설립 등 후속 조치를 점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제조 역량을 모두 지닌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가 포섭해야 할 최우선 하드웨어 파트너로 꼽힌다.

오후에는 잠실야구장으로 이동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만났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뜻하는 '93번'이 새겨진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한국 야구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 1896년을 의미하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시타를 맡았다. 젠슨 황은 시구 전 "엔비디아와 한국의 IT 산업, 우리는 하나"라고 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양사 간 미래 동맹의 중요성을 대중 앞에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진행된 양측의 회동에선 두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및 산업용 휴머노이드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한 포괄적 제휴 방안 논의가 이뤄졌다.

◇게임사 통해 SW 기술 노하우 흡수

엔비디아 피지컬 AI 생태계의 또 다른 핵심축은 가상 세계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다. 젠슨 황은 이날 오후 서울 신논현역 인근 PC방을 직접 찾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엔씨 대표를 차례로 만나 파트너십을 다졌다.

젠슨 황이 게임사 수장들을 만난 건 이들이 보유한 3차원(3D) 물리 엔진 기술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와 크래프톤은 각각 언리얼 엔진, 유니티 엔진 등 가상 세계의 물리 법칙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피지컬 AI가 가상 세계에서 수억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물리 법칙을 학습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게임사들의 노하우는 엔비디아에 최고의 가상 학습장(테스트베드)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젠슨 황이 한국의 하드웨어부터 가상 시뮬레이션 플랫폼까지 전방위 인프라를 선점해 향후 열릴 피지컬 AI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노유정/허진/강해령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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